金, 조율거쳐 즉각 사과했지만
청·장년층 불만 가라앉지않아
한국당 “金 보좌관 물러나야”


‘할 일이 없으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으로 가라’는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의 발언 논란이 29일 확산하면서 청와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김 보좌관의 경질 얘기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역대 정부에서 주요 인사의 설화가 국정 운영 흐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만큼 여론 동향을 주시하는 모양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김 보좌관의 발언으로 당혹스러운 분위기”라면서도 “그의 경질을 논의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보좌관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했고, 전체 맥락을 살펴보면 비하의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청와대는 민심 향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설 연휴를 앞두고 발생한 악재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김 보좌관이 전날 발언 직후 두 차례에 걸쳐 해명과 사과를 한 것도 청와대 내부 조율 과정을 거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보좌관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ICT(정보통신기술) 혁신과 제조업의 미래’ 콘서트 행사에 참석하기로 돼 있었지만, 불참했다.

그러나 김 보좌관의 발언은 문재인 정부가 민생·경제 악화를 해소하지 못한 가운데 청년 실업과 조기퇴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30대 청년층과 50∼60대 장년층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문 대통령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을 달래며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성과”를 강조한 가운데 청와대 참모가 ‘해선 안 되는 실언’을 했기 때문이다. 앞선 정부에서에도 특정 계층이나 집단을 폄훼하거나 비하한 경우 그 여파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 때는 여당인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17대 총선을 앞두고 노인 폄훼 발언으로 비례대표 후보직에서 사퇴했고, 이명박 정부 때는 추부길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사탄 무리’ 발언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보좌관은 정중히 사과하고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유민환·김윤희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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