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말 예상 2차 정상회담 이전
2∼3차례 판문점 접촉 가능성


미국과 북한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 협상 창구를 스티븐 비건(왼쪽 사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혁철(오른쪽)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로 단일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곧 미·북 정상회담 의제 등을 놓고 실무 접촉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 소식통은 29일 “미·북 간 협의를 통해 실무 협상 창구를 단일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전 대사는 현재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밑에 소속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1차 정상회담 당시 실무 협상 대표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통전부에 소속된 인사가 직접 실무 협상 단계부터 담당하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협상을 좀 더 원활히 하겠다는 양측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최 부상이 협상을 하더라도 결국 김 부위원장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고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김 전 대사에 대해 비건 대표의 새로운 파트너라고 지칭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 부상과 함께 투 트랙 실무 협상이 전개될 가능성도 제기했지만 최 부상은 필요할 때 지원 업무를 하는 등 다른 역할을 맡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해제에 따라 양측 실무 협상도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는 1차 정상회담 실무 협상을 비롯해 미·북 간 접촉이 자주 이뤄진 판문점이 유력하다. 외교가 등에서는 이르면 오는 2월 말로 예상되는 2차 미·북 정상회담까지 미·북이 최대 2~3차례 정도의 실무협상을 더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협상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많다. 통전부가 나서면서 ‘빅 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지만, 북한의 비핵화 협상 담당자의 변화에 대해 한·미 모두 신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비핵화 협상 채널에서 통전부 라인이 강화되고 협의 창구가 된다면 비핵화 협상에서 (한·미에) 결코 유리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미국 조야에서는 김 전 대사가 등장한 것이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 시간 끌기를 하려는 의도라는 주장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실무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결국 최 부상이 다시 전면에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편 지난 19~22일 스웨덴에서 열린 남·북·미 실무협상에서 미국 측은 북한의 비핵화 협상 의지를 주로 탐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채·박준희 기자 haasskim@munhwa.com
김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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