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유·공유 넘어…‘소비의 진화’

넷플릭스 月 무제한 서비스에
피부진단 통한 맞춤형 화장품
소량씩 정기적 배송 서비스 등
지불한 만큼 쓰는 방식 확산중
리프킨이 말한 ‘접속시대’ 도래


전통적인 상품경제에서 소비자들은 ‘산 만큼’ 기업들에 물건값을 지불했다. 하지만 공유경제가 부상하면서 소비자(사용자)들은 ‘사용한 만큼’ 기업 혹은 주인에게 돈을 냈다. 이제는 구독경제(Subion Economy)다.

신문을 구독해 매일 받아보듯이 ‘지불한 만큼’ 사용하는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이 경제 각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확산 중이다. 제러미 리프킨 전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가 지난 2000년 출간한 ‘소유의 종말(The Age of Access)’에서 소유의 시대는 가고 접속의 시대가 온다고 예견했는데 이런 예상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11일부터 개개인 기호를 반영한 맞춤형 가정식 반찬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약 200개 메뉴 중 배송 수량을 선택한 만큼 소량 반찬을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단순 반찬 배달에 그치지 않고 피드백을 통해 개인 맞춤형 레시피도 적용하고 있다.

화장품회사들도 소량씩 피부 상태 변화 등에 맞춰 일정 기간 정기 배달해주는 개인별 맞춤형 화장품 구독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4월 ‘플로우’ 브랜드를 론칭해 소비자들이 피부 진단을 통해 2주에 한 번씩 소용량 제품을 정기 배송받도록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스테디’ 정기구독 서비스를 통해 마스크팩을 1주일 혹은 2주일 간격으로 정기 배송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7일 구독형 프로그램 ‘현대 셀렉션’을 출시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현대차가 차량 구독 시장에 선도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월 72만 원에 쏘나타, 투싼, 벨로스터 중 월 최대 3개 차종을 교체해 가며 탈 수 있는 서비스다.

따지고 보면 구독경제의 본령은 인터넷·정보기술(IT) 분야다. 전자책 서비스 회사 밀리의 서재는 지난 2017부터 월정액 독서 구독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 달에 1만2000원을 내면 3만 권의 e북을 무제한 읽을 수 있다. 2000년 이후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견인한 주역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동영상 서비스 회사 넷플릭스의 한국 내 월 구독자가 지난해 274%(지난해 12월 말 현재 127만 명)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구독경제 비즈니스 모델의 첫 번째는 넷플릭스 모델이다. 월 구독료를 납부한 뒤 매월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다음은 정기배송 모델로 월 구독료를 납부하면 매달 집으로 반찬, 화장품 등 소모품을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또 고가제품 빌려 쓰기 모델이 있다. 자동차, 가구 등 고가 제품을 구입하는 대신 월 구독료를 내고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는 “구독경제는 물건 소비 방식을 소유(ownership)에서 가입(membership)으로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회경·유현진 기자 yoology@munhwa.com
유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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