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자의 안목이 중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나라 중견기업 경영자 한 분의 질문이다. 지난주 칼럼을 보았는데 인사담당자 교육이 매우 걱정돼 전화했다고 했다. 사실을 말하면 그분은 처음에 회사 인사담당자가 한심하다고, 어쩌면 그렇게 사람 뽑고 교육하는 일을 ‘무개념하게’ 하고 있는지 화가 난다고 했다. 긴 통화 끝에 그분은 그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그 인사담당자를 뽑았던 자기 안목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최한기는 그 경영자의 답답함을 해소라도 시켜주려는 듯 ‘인재를 헤아리고(測人) 가르치며(敎人) 책임지는 자리에 앉히는(選人)’ 용인의 구체적인 방법을 적어놓았다. 이 중에서 제일 어려운 것은 인재 헤아리기이다. 그가 ‘인정’ 앞부분에 270여 쪽에 걸쳐 측인(測人)의 원칙과 방법을 자세히 논한 것은 그 때문이다. ‘인재 헤아리기’가 제대로 돼야만 교육과 적재적소 배치가 적중함을 얻을 수 있다.
이와 달리 높은 차원의 용인도 있다. 나라를 위해 용인하는(爲國用人) 사람들이 이 차원에 속한다. 이들은 자기 이익을 도모한 것이 도리어 큰 해(害)로 돌아오고, 가문의 영화로움을 추구한 일들이 머지않아 패가망신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역사를 통해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백성을 살리는 기쁨과 걱정을 자기 기쁨, 걱정으로 여기고(以生民憂樂 爲憂樂), 나라의 안전과 위험을 곧 자신의 안위로 삼는다(以邦基安危 爲安危).” 그들이 치민(治民)을 잘하고 안민(安民) 능력 갖춘 자를 등용하는 데 전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바로 그러한 인식 때문이다.
일하는 능력으로 사람을 뽑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두 번째 이유는 그럴 안목이 없기 때문이다. 누가 일을 잘해낼지 가려내는 믿을 만한 준적(準的)이 없다 보니 겉으로 드러난 기준에 따라 인사를 행한다. 최한기가 ‘인정’의 18쪽을 용모 헤아리는 법, 즉 관상법(觀相法)에 할애하고, “천착(穿鑿)한다는 비난”을 무릅쓰면서까지 80여 쪽에 걸쳐 인재 감별법을 상술한 것은 현실적 필요에 부응하기 위해서였다. 일하는 능력을 헤아리는 안목의 최고 대가는 역시 세종이다. ‘인재감식가’ 세종이 인재를 가려낼 때 가장 중시한 것은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마음이었다. 그는 “그윽이 살펴보니 유능하다고 알려진 자들은 처음엔 제법 능숙하지만 종국엔 자기 일을 위해 분주했다”고 했다. 반면 “선심(善心) 가진 자”, 즉 자기보다는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마음을 가진 자는 “처음엔 일하는 것이 굼뜨고 실수하기도 하지만, 오래 갈수록 더욱 조심해(愈久愈愼) 책무를 완수해 냈다”고 말했다. 1433년에 최윤덕을 정승으로 승진시킬 때도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일관된 마음(一心奉公)”을 높이 샀다. 문제는 그런 선심 가진 자를 어떻게 가려낼 것인가 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살핀다.
여주대 세종리더십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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