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불복’ 발언 쏟아내
‘법관탄핵’ 준비 절차 돌입
‘사법적폐대책위’까지 출범
“불리한 판결 나왔다고 탄핵
민주화시대 이후 정치권서
이처럼 사법부 흔든적 없어”
전문가들 잇단 우려 목소리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김동원)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31일 ‘사법 농단 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판결을 내린 재판부를 적폐 세력으로 규정해 ‘법관 탄핵’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민주당이 야당 시절 한명숙 전 국무총리 관련 재판에 대해서도 ‘재판 불복’ 행태를 벌이더니 똑같은 방식으로 삼권분립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앞장서 김 지사 법정 구속 판결을 내린 재판부를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번 판결을 “합리적 법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개혁에 맞서려는 적폐 저항”으로 규정했다. 이어 “양승태 적폐세력의 재판 농단을 빌미 삼아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하고 대선 결과를 부정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김 지사 지원에 나섰다. ‘사법 농단 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재판부가)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죄에 전례 없는 실형을 선고하며 현직 도지사를 법정구속함으로써 경남 도정에 공백을 초래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판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후 법원에 남아 있는 사법 농단 관련 판사들에 대한 문제 제기도 지속해 사법개혁을 이루겠다”는 취지의 글을 썼다. 박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재정·박범계·백혜련·송기헌 의원 등은 이날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찾아 김 지사를 접견했다.
김 지사는 의원들에게 “서부경남 KTX 건설, 조선업 부활 등 경남 경제 부활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도정에 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국민께 송구하고 죄송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삼권분립 취지를 중대히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민주당이 재판 결과가 마음에 안 든다는 걸로 사법부를 비판하고 공격하는 건 삼권분립에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권에서 사법부 불신을 앞장서서 조장하는 것은 가장 위험한 태도로 민주화 이후 이 정도로 심하게 사법부를 흔든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특히 헌법·법률에 위배되는 직무상 행위가 있었는지를 근거로 해서 탄핵을 추진해야 하는데,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결이 마음에 안 든다고 탄핵을 하자는 얘기는 인정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민주당이 여권에 유리한 판결을 하면 정의고 불리한 판결을 하면 적폐라는 식으로 사법 프레임을 짜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최준영·김수민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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