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의 반발 수준은 상식 이하다. 판결에 대한 장외 설전은 늘 있어 왔던 일이고 정치권의 ‘입맛대로 판결 평가’가 되풀이돼 왔다는 점을 감안해도 그렇다. 법관 탄핵 추진을 운운하며 사법부 자체에 가하는 협박은 정도를 넘은 심각한 삼권분립 위반이다. 당장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재판 결과에 대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세력의 보복성 판결’로 규정하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연루 법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여당이 한동안 관심 밖에 두던 법관탄핵 카드를 다시 밀어붙이자 법원 곳곳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을 찾는 목소리가 들린다. 재판권 독립은 김 대법원장의 금과옥조다. 그는 취임 때부터 재판권 독립을 부르짖어 왔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할 때도 “앞으로 모든 판사가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불가피함을 설명했다.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한 재판부의 독립된 재판권이 폄훼되고 사법부 전체가 위협받고 있다. 무엇보다 법원 내부에서는 여당에서 법관 탄핵을 운운하는 것은 앞으로 김 지사 사건을 맡게 될 항소심 재판부에 대한 겁박 시그널이라며 우려한다. 판사들이 두려움을 호소하는 지금이야말로 김 대법원장이 나서야 할 때다. 하지만 그는 31일 출근길에 이와 관련한 질문에 아무런 말이 없었다.
김리안 사회부 기자 kn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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