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31일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타인 아시아·태평양연구소 강연을 위해 교정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31일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타인 아시아·태평양연구소 강연을 위해 교정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건 ‘北토론회 발언’ 주목

“영변 넘어선 全 核시설 폐기”
“트럼프, 北 침공하지 않는다”

협상 내용 이례적 공개 발언
사실상 북핵가이드라인 제시

실패 대비 ‘비상대책’도 언급
배수진 치며 對北압박 강화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플루토늄·우라늄 농축시설 폐기 약속을 공개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전 종전 준비 의사를 밝히면서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종전선언’이라는 빅딜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건 특별대표는 비핵화 협상 실패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이 마련됐음을 공개해 북한과의 협상을 앞두고 배수진을 쳤다.

31일 비건 특별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타인 아시아·태평양연구소가 주최한 북한 관련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4차 방북 당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 폐기 및 파기를 약속했다”며 “이것은 영변을 넘어서는 것으로 북한 전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측과 이와 관련해 어떠한 상응 조치를 원하는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며 “이것(한국전쟁)은 끝났다, 완료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북한 정권의 전복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70년간의 전쟁과 적대감을 뛰어넘어야 할 시간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갈등이 더는 계속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비건 특별대표는 비핵화와 종전선언 합의 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이런 거래를 제안하는 어떤 외교적 논의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그것은 논의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의 발언은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북한이 2차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을 경우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과 체제 보장을 상응 조치로 줄 수 있음을 제시한 셈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북한이 거부 중인 핵·미사일 시설 신고가 최종적 비핵화를 위한 전제 조건이며, 전문가의 사찰과 검증도 필수적이라는 점을 밝혀 북한에 구체적인 비핵화 실행조치를 내놓도록 압박했다. 특히 비건 특별대표는 이러한 비핵화 조치들이 포함된 로드맵이 실무협상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오는 3일 방한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빅딜 방안을 논의한다.

비건 특별대표는 또 비핵화를 위한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을 가지고 있음을 밝혀 압박 수위를 더욱 높였다. 비건 특별대표는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완화라는 협상 원칙도 재확인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미국은 북한 및 다른 나라들과 대북 투자를 이끌 최선의 방안을 탐색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에는 대북제재 완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은 1953년 7월 27일에 정식 명칭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을 일방으로 하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및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원을 다른 일방으로 하는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이 맺어져 지금까지 정전 상태가 이어져 오고 있다. 당시 휴전 협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원수 김일성, 중국인민지원군 사령원 팽덕회(彭德懷), 국제연합군 총사령관 미국 육군 대장 마크 W 클라크 명의로 서명됐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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