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난입중 체포 대학생
시대착오적 인식으로 정당화
“반미투쟁 일상화하려는 것”


31일 서울 광화문광장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주한미군 분담금 감축 집회 중 대사관에 난입하려 한 대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되자 집회를 주최한 반미(反美) 성향 대학생 단체가 이들을 연행한 종로경찰서를 일제 치하 경찰에 비유하며 비난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상황을 일제 식민지 시대와 비슷한 양 이해하는 반미 단체의 오도된 현실 인식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SNS에서 “종로경찰서는 일제강점기 때도 애국열사들을 잡아가던 곳”이라며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가 종로서를 지목해 비판한 이유는 항의서한을 전달한다며 미 대사관에 뛰어든 대학생 5명을 연행했기 때문이다. 종로경찰서는 이들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입건된 대학생들은 전날 오후 6시 10분쯤 모두 풀려났다. 이 단체는 입건된 대학생들에 대해 “용감한 애국 청년들이 너무 멋지다”며 자화자찬했다.

지난해 ‘백두칭송위원회’ ‘백두수호대’ 등 친북 성향 단체들이 결성되며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올해는 주한미군 분담금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반미 활동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오는 9일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2019 신년반미투쟁선포식’을 연다고 알렸다. 이 단체는 31일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초청 한국 대학생 특별 대강연회 요청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도 같은 날 광화문 KT 앞에서 ‘불법부당한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미국 규탄’을 주제로 피케팅과 퍼포먼스를 펼쳤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일부러 충돌을 유발해 주한미군 철수 등 반미 투쟁을 일상화하고 이슈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원장은 “북한에 편향된 단체들은 기본적으로 주한미군의 군사적 가치를 무시하고, 북한의 세계관에 동조하며 반미·자주 투쟁을 극대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제국주의 일본 치하와 현재의 대한민국을 등치하는 식은 자유민주주의라는 헌법적 이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헌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사무총장은 “1980년대 반미 운동을 했던 사람들도 현재는 대체로 잘못된 세계관과 투쟁 방식으로 물의를 빚었던 것을 반성하고 있다”며 “현재 대학생들이 과거의 운동권 논리를 그대로 물려받아 투쟁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와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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