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투업계, AI 활용 금융상품 속속 선보여

고객의 위험성향·재정 파악
맞춤형 포트폴리오 제공
온라인상 자산관리 서비스
낮은 수수료…소액투자 적합

AI펀드 장점은 ‘냉정한 판단’
변수 많아 ‘예측 한계’지적도


‘사람 대신 인공지능(AI)이 내 펀드를 운용한다?’ ‘모바일에서 설문에 따라 최적화된 투자자문을 한다?’

4차 산업혁명 물결과 함께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와 AI를 활용한 투자 상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자문하고 AI가 운용하는 펀드에 자산을 맡기는 일도 보편화될 전망이다. 수익률이나 효용을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낮은 비용은 확실한 유인 요소이다 보니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알고리즘에 기반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 자문 및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상의 자산관리 서비스다. AI를 활용하는 금융 상품들도 있다. AI가 메커니즘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이에 맞춰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다.


◇고객에게 맞는 최적화, 자동화를 적은 비용으로 간편하게… 세계적으로 급성장 중인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는 설문을 통해 고객의 위험성향이나 자금계획, 재정 상황 등을 파악한 뒤 고객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서비스다. 통상적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일반 공모펀드 등으로 구성되며 분산투자 효과를 위해 주식이나 채권 등 다양한 자산군에 걸쳐 폭넓게 투자한다. 특히 로보어드바이저가 기존 투자일임이나 프라이빗뱅킹과 다른 점은 이러한 과정이 사람을 통하는 대신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많은 수의 고객을 상대하더라도 대규모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다수의 고객에게 맞춤형 포트폴리오 구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 과정에서 머신 러닝 기법보다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최적화와 자동화 기법이 적용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미국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주도하는 가운데 독일과 영국 등 유럽 국가와 중국·인도·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상위 5개사를 기준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운용자산 규모는 지난 2015년 2월 100억 달러(약 11조980억 원)에서 2017년 5월 1007억 달러, 2018년 1월 1410억 달러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은 2015년 자산운용사 진출 이후 뱅가드, 찰스슈왑 등의 자산운용사들이 높은 브랜드 인지도, 다양한 고객, 낮은 수수료 등을 바탕으로 시장을 빠르게 확장시켰으며, 2017년부터는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등 대형 투자은행(IB)들이 미래 신규 고객 확보, 핀테크 기반 구축 등을 위해 앞다퉈 진출했다. 한국은 2016년 관련법 개정에 착수한 이후 관련 시장이 열렸으나 현재까지 크게 성장하지는 못했다.

◇사람 대신 AI가 운용, 비용 저렴한데, 수익은?

AI를 이용한 펀드들도 속속 등장했다. 사람이 직접 투자하는 것이 나은지, AI가 투자하는 것이 나은지에 대해서는 아직 어느 쪽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없다. 하지만 최근 2년 사이에 국내에 출시된 펀드들을 보면 기존 액티브형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더 나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I 펀드 가운데 비교적 기간이 긴 미래에셋AI스마트베타EMP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종류A의 경우 30일을 기준으로 지난 1개월간의 수익률은 6.95%, 3개월은 10.6%, 6개월은 -4.43%, 1년은 -16% 선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1개월 6.57%, 3개월 10.43%, 6개월 -5.19%, 1년 -18.55%)과 흐름은 비슷하고 다소 선방한 셈이다. ETF 상품에 주로 응용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사람에 비해 냉정한 판단을 내린다는 점이 AI 펀드의 장점”이라면서 “현재 전체적인 투자 흐름이 액티브 투자에서 패시브(소극적) 투자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 발전과 맞물려 수익률을 높인다면 더 보편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AI는 과거의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사건이 수시로 발생하고 변수가 많아 예측하는 데 아직은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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