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해안서 바다오리 2만 마리 떼죽음

지난달 발생한 화물선 사고 영향 추정돼

네덜란드 해안에서 바다오리 2만 마리가 이유 모를 떼죽음을 당해 과학자들이 원인 규명에 나섰다.

6일 BBC에 따르면 네덜란드 등 유럽 조류학자들은 최근 몇 주 동안 네덜란드 연안에서 수백 구의 바다오리 사체가 발견됐다며 미처 발견되지 않은 바다오리까지 감안할 경우 모두 약 2만 마리가 죽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바헤닝언대 바닷새 전문가 마딕 레오폴드는 총 300㎞에 달하는 네덜란드 해안에서 하루에 1㎞당 바다오리 사체 1구가 발견되면 1만 마리가 죽은 것을 의미한다며 비슷한 수의 사체들이 해상에 남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바다오리가 떼죽음을 당한 원인으로 지난 1월 발생한 컨테이너 화물선 ‘MSC조(Zoe)’호 사고를 의심하고 있다. MSC조호는 1월 1일 벨기에 앤트워프항을 출발해 북해를 지나던 중 폭풍을 만났다. 돌풍과 함께 높이 10ｍ의 파도가 몰아치면서 갑판에 쌓여있던 컨테이너 중 최소 345개가 파도에 휩쓸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바다에 떨어진 컨테이너에는 가구와 가전제품, 장난감 등은 물론 과산화물 같은 독성 화학물질도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레오폴드는 “결정적 증거는 없지만 우리는 MSC조호 사고의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며 “플라스틱은 삼키기 어려운 만큼 화학물질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면서도 사고 이후 바다오리들이 해안에 떠밀려왔음을 지적했다.

사체 외에도 네덜란드 동물보호센터들은 바다오리 수십 마리를 구조해 보호 중이다. 네덜란드 북부의 한 보호센터는 바다오리 11마리를 구조했으며, 그중 4마리에게 튜브를 이용해 먹이를 주고 있다. 동물보호센터의 헤티 시네마는 “튜브를 이용해 미네랄과 영양 분말, 물고기 등을 먹이고 있다”며 “(바다오리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려면 적어도 몸무게가 900ｇ 이상 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600ｇ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바다오리 사체 100구에 대한 부검을 진행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