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물량 생산배정 못받으면
공장가동률 50% 내외로 하락
‘제2GM 사태’재연 우려 고조


르노삼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오는 9월로 수탁생산계약이 종료되는 닛산의 소형 SUV 로그의 후속 모델 배정이 불투명해졌다. 모기업인 르노그룹이 “노조가 파업을 계속하면 로그 후속 물량 배정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경고장을 날렸기 때문이다. 닛산 로그는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물량의 절반(49.7%), 수출 물량의 7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차종이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본사로부터 신차 배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로그 생산물량까지 받지 못하면 부산공장 가동률은 50% 안팎으로 떨어지고, 협력업체들의 줄도산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공장 가동률 20~30% 상태를 못 버티고 문을 닫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사례가 재연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애초 닛산 로그의 생산 연기 또는 로그를 대체할 후속 차종이 결정돼야 할 시점이지만 르노그룹의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의 임금인상에 따른 고정비 상승이 같은 차종을 생산하는 일본 규슈(九州) 공장과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그룹 내 생산성을 과거 중위권에서 상위권까지 끌어 올렸지만 임금 역시 계속 올랐다”며 “과거 프랑스의 80% 수준이었던 부산공장의 시간당 인건비는 현재 비슷하거나 오히려 (프랑스보다) 높고, 엔화약세 등의 영향으로 일본 규슈 공장보다도 20% 높다”고 말했다.

반면 르노삼성 노조는 동종업계와의 임금 차이를 강조하면서 부분 파업을 계속 진행하고 전면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박종규 르노삼성차 노조위원장은 “르노 본사는 배당금으로 3년간 6700억 원을 가져갔고, 영업이익만 같은 기간 3800억 원을 남겼으면서 실제 고생하는 조합원들에게는 해준 게 없다”면서 “협상을 계속 해봐야 진전이 없는 만큼 부분파업을 계속하면서 전면파업 등 장기계획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나아가 “부분파업이 계속되면 신차배정이 힘들다고 압박을 가하는 모양인데 그쪽이 더 이익이 나면 외국으로 가져가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제조총괄 부회장은 지난 1일 노조에 파업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에서 “공장 가동이 안 되고 엔진개발에 차질이 생기면 궁극적으로 르노와 닛산으로부터 지금까지 잘 쌓아온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부산 = 김기현 기자
방승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