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과 비핵화 협상 주력하며
中의 北문제 활용 차단 포석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정 시한인 3월 1일 이전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 불발로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릴 예정인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남·북·미·중 4개국 정상이 모여 한국전 종전선언을 하는 방안은 무산됐다.
7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2월 중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은 아니다”라고 답한 뒤 “아마도”라며 추후 만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무역협정 시한 이전에 만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확인 질문에 다시 고개를 저으며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만남을 연기한 것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 주력하는 한편 중국이 북한 문제를 무역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한국이 사실상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추진했던 미·북 정상회담 직후 문재인 대통령과 시 주석이 베트남을 방문해 4개국 정상이 함께 서명하는 종전선언은 일단 불가능해졌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 견인을 위해 종전선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에서는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 주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미·북이 정상회담 직후에 양자 간 종전선언 형식의 발표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미국 정부는 선비핵화-후제재 완화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막판 대북 압박 강도를 높였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 주민에게 밝은 미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면서도 “미국은 제재 완화가 비핵화에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매우 명확히 해왔다”고 밝혔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미국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목표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대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라고 강조했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2차 정상회담 개최지로 베트남을 선택한 것과 관련해 “베트남은 미국의 가까운 친구이자 파트너”라며 “두 나라는 과거 대립과 분열을 벗어나 번영하는 동반자 관계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나라의 역사는 평화와 번영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북한에 대해 핵을 포기할 경우 과거 미국과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경제적 번영을 누리는 베트남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신호를 준 것이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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