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마음이 입과 적이 되고 성품이 감정과 다투어 밤에 아침의 그릇됨을 깨닫고 오늘 어제의 실수를 후회한다.
남북조 말기의 안지추(顔之推)가 남긴 ‘안씨가훈(顔氏家訓)’의 서문에 나오는 말이다. 서문에 따르면 그는 9세에 아버지를 여읜 뒤 형의 가르침 아래 성장했지만, 가정교육이 부족해 품행이 다소 경박했다고 한다. 19세부터 품행을 다듬기 시작했지만, 습관이 천성처럼 돼 20세 이후에도 큰 과오는 없었지만 사소한 허물은 여전했다. 입이 마음의 명령을 듣지 않고 경망스러운 말을 뱉어내고, 거친 감정이 본래의 착한 마음을 누르고 튀어나와, 아침저녁으로 잘못을 반성하고 매일 실수를 후회하곤 했다.
가정교육의 결핍으로 겪은 아픔을 후손들에게 넘겨주지 않으려는 어버이의 마음이 ‘안씨가훈’을 쓰게 된 직접적인 동기였다. 그는 높은 벼슬도 하지 않았고 큰 공적을 세운 것도 없지만 이 책 한 권으로 불후의 명성을 남겼는데, 이 책이 후대 가훈의 원조가 됐기 때문이다. 훌륭한 가훈의 영향으로 실제 그의 집안에서는 뛰어난 후손이 많이 배출됐는데, 당나라 초기의 대학자인 안사고(顔師古)는 그의 손자이고 중엽의 대서예가 안진경(顔眞卿)은 5대손이다.
근래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는 상류층 부모들의 뒤틀린 욕망을 다룬 드라마가 화제가 됐는데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자녀의 인성교육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옛 선비들은 사소한 언행의 실수에도 아침저녁으로 반성하면서 그 경험을 살려 자녀교육에 최선을 다했지만, 요즈음 상류층은 경박한 언행은 물론 큰 과오에 대해서도 자각하지 못해 자식을 망가뜨린다. 왜냐하면 자식 교육은 부모의 언행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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