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망언 미온대처 더 문제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보여야”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는커녕
朴心논란·일정연기론에 흔들”
“리더십 붕괴 각자도생 판쳐
여권실정 반사이익도 못얻어”
전문가들은 최근 자유한국당의 행태가 문재인 정부의 거듭된 실정 등으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지지율이 반짝 상승했던 한국당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11일 지적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망언이 나오고 이에 대한 대처도 늑장으로 일관하는가 하면, 당의 가장 중요한 축제이자 행사인 전당대회가 ‘박심(朴心·박근혜 전 대통령의 마음) 논란’과 자중지란 속에서 치러지는 상황은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고 보수 진영을 재건해 달라는 기대를 걷어차는 행태라는 비판이다.
◇“망언보다 미온적 대처가 더 문제”=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혼하면 부천에 살고 망하면 인천에 산다’는 이른바 ‘이부망천’ 발언을 한 정태옥 한국당 의원도 탈당했는데 그보다 100배 이상 강한 발언을 한 세 의원도, 당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징계는 어렵다 해도 탈당 권유는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토론회에서 5·18과 그 유공자들을 폄훼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종명·김순례 의원과 공청회를 주최한 김진태 의원에 대한 한국당의 빠르고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가 “다양한 해석” 운운하며 비판을 키운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권의 실정과 논란 등으로 한국당은 가만히 있어도 지지율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한심한 행동”이라며 “이번 일 하나로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투기 논란 등 모든 이슈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도 의문 =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거물급이 대거 출마하며 ‘반짝’ 여론의 관심을 받았던 한국당 전당대회가 때아닌 ‘박심 논란’과 일정 연기 논란 등으로 얼룩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정치권과 전문가들의 비판은 박 전 대통령과 황 전 총리, 전당대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한 다른 당권주자들 모두를 향했다.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이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입장을 낸 것이 순수해 보이지는 않는다”며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면서도 향후 정치적 운신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전당대회가 주목받지 못하는 분위기로 가니 2위권 후보들이 저러는 것”이라고 분석했고, 김형준 교수는 “황 전 총리가 나서서 전당대회 연기 주장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본인에게도 가장 도움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결국 반짝 지지율이 오른 게 우리 실력이 아니라 민주당의 ‘삽질’에 대한 반사효과라는 것을 우리 스스로 보여준 셈”이라며 “이대로면 전대 컨벤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리더십은 붕괴되고 각자도생하는 상황”= 한국당의 자중지란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리더십의 붕괴를 원인으로 지적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5·18을 그렇게 폄훼하고 당권주자들이 개별 행동에 나서는 것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등 현 지도부가 제대로 중심을 못 잡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며 “당은 생각 안 하고 자기들 중심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것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도 “민주당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게 있고 과거 한국당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중심을 잡아줄 사람이 있었는데 지금 한국당에는 구심점이 없으니 계파 갈등만 더 심해지고 각자도생하는 움직임만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형준 교수는 “10% 태극기 부대만 보고 움직이는 당이 돼 버렸다”며 “정무적 판단은 사라지고 자기 이해관계만 남은, 한마디로 당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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