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생산량 2년만에 5위 → 7위
LCD TV 점유율 中에 1위 내줘
조선업 생산능력 10년전 수준


제조업 한국을 이끌어온 자동차·조선·디스플레이 등 주력산업의 ‘역주행’이 수치와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다. 생산량이 감소하는데도 팔리지 않는 재고는 늘어나고, 수출 가격까지 10년 동안 계속 내리막길에 접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착화된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에 중국의 기술력이 급부상하면서 우리나라 제조업이 글로벌 주도권을 잃어가는 양상이다.

1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402만9000대)이 글로벌 7위로 추락했다. 2016년 인도에 5위 자리를 내준 지 2년 만에 멕시코에 6위 자리마저 내주고 7위로 순위가 내려앉았다. 글로벌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생산량이 감소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세계 1위를 지켜온 한국의 LCD TV도 지난해 중국에 처음으로 역전당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점유율은 중국 업체가 31.9%(4856만1000여 대)로 가장 높았고, 한국이 4658만4000여 대(30.6%)였다. 중국이 LCD TV 출하 대수에서 한국을 제치고 글로벌 1위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7년에는 한국의 점유율이 32.4%로, 중국(27.2%)을 비교적 큰 차이로 앞선 바 있다.

구조조정 영향으로 조선업의 생산능력도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선박·보트 건조업 생산능력지수는 69.2로 전년(83.4)보다 17.0% 떨어졌다. 이는 1981년 이후 최대 낙폭으로, 2015년(100) 이후 4년째 뒷걸음질 치면서 2007년(71.4) 수준까지 하락했다.

수출 상품 가격도 지난 10여 년간 다른 수출 주력 국가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월별 공산품 수출·수입 물가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물가지수는 2018년 11월 73.6으로 기록됐다.

다른 국가의 수출물가지수는 미국 117.3, 캐나다 117.7, 유럽연합(EU) 115.0, 스위스 164.2, 일본 86.0, 대만 90.3 등이다. 만들어도 팔리지 않는 제품이 늘어나며 제조업 출하 대비 재고 비율(재고율)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국제금융센터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제조업 재고율은 116.0%였다. 이는 122.9%를 기록한 199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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