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지 본, 세계선수권 女활강 3위… 유종의 레이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선수생활중 가장 긴장했지만
경기 만족,시상대 올라 감사”

할아버지·부친 ‘스키 DNA’
女알파인스키 최강자로 군림
남녀 통틀어 최다우승 2위에

‘월드컵86승’스텐마르크 축하


‘스키 여제’ 린지 본(35·미국)이 이젠 전설로 남게 됐다.

본은 10일 밤(한국시간) 스웨덴 아레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세계선수권대회 여자활강에서 1분 2초 23으로 3위에 올랐다. 본은 1위 일카 스투헤치(슬로베니아·1분 1초 74)에게 0.49초, 2위 코린 수터(스위스·1분 1초 97)에게 0.26초 뒤졌다. 본은 개인 통산 세계선수권 7번째(금 2, 은3, 동3) 메달로 마지막 레이스를 장식했다.

역대 최고의 여자 스키 선수로 평가받는 본은 이제 슬로프를 떠난다. 본은 올 시즌을 마친 뒤 은퇴할 예정이었으나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고, 최근 무릎 상태가 악화하면서 은퇴 시기를 앞당겼다. 본은 지난달 19∼20일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활강 1차 시기 15위, 2차 공동 9위에 그쳤고 슈퍼대회전에선 코스에서 이탈, 완주하지 못했다. 부상 탓에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본은 세계선수권을 마지막 무대로 삼았고, 동메달을 목에 걸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본은 마지막 레이스를 마친 뒤 “강한 모습으로, 꿈꿔온 대로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마지막이기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긴장감을 조절하기가 어려웠고, 선수 생활 중 가장 긴장했다”고 말했다. 본은 “이번 시즌은 뜻대로 풀리지 않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그렇지만 은퇴 직전 만족할 만한 레이스를 펼쳐 시상대에 올랐다는 건 감사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미네소타주 출신인 본은 스키 선수였던 할아버지와 부친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여자 알파인스키 최강자로 군림했다. 본은 월드컵 통산 82승을 거둬 여자부 역대 1위이며, 이 중 여자활강에서 43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본은 1973년부터 1989년까지 86승을 거둔 잉에마르 스텐마르크(스웨덴)에 이어 남녀 통틀어 월드컵 최다우승 역대 2위다. 스텐마르크는 본의 은퇴 레이스를 현장에서 지켜보며 격려했다. 본은 “말수가 적은 스텐마르크가 내게 ‘훌륭하게 질주했다’는 말을 건넸다”면서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말”이라고 밝혔다.

본은 올림픽과는 깊은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선 슈퍼대회전 7위, 활강 8위에 머물렀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활강 금메달과 슈퍼대회전 동메달을 획득, 올림픽 징크스에서 벗어나는 듯했으나 4년 뒤 열린 소치동계올림픽에선 부상으로 인해 출전을 포기했다. 할아버지가 한국전쟁 참전 용사인 본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홍보대사를 맡았고, 활강 동메달에 만족했다.

본은 빼어난 기량과 외모를 겸비,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스키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178㎝의 큰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를 갖춘 본은 화보 촬영 섭외 1순위인 스포츠 스타였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본의 비키니, 누드 화보를 실어 화제를 낳았다. 본은 특히 건강미와 관능미를 함께 발휘하는 게 장점. 마지막 레이스, 시상식, 기자회견에서도 본은 활짝 웃으면서 미모를 과시했다. 본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와 황제-여제 커플이었다. 본과 우즈는 2012년 하반기부터 열애에 빠졌지만, 2015년 5월 결별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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