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상황도 아닌데 추진땐
무능 방증…선심성 비판도
‘올해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할까?’
12일 경제 부처 등에 따르면 올해가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추경 편성 얘기가 나오고 있다. 올해도 추경을 편성하면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 연속 추경을 편성하게 되고, 2015년 이후 5년째 추경을 편성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올해까지 5년 연속 추경을 편성할 경우 우리나라 예산 편성에 ‘총지출’ 개념이 도입된 2005년 이후 사상 최초이며,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3년 연속 추경을 편성한 최초의 정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추경은 한 해 예산을 편성한 뒤 생긴 사유 때문에 이미 편성한 예산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짜는 예산을 말한다. 그러나 경제 위기 등 급박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추경을 편성한다는 것은 예산 당국의 무능(無能)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해 예산을 쓰고 남은 일반회계 세계잉여금(歲計剩餘金)은 10조7000억 원에 달했지만, 관련 법령에 따라 대부분(10조5000억 원)을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방에 내려보내야 해서 추경 재원으로 쓸 수 있는 남은 돈은 사실상 없다. 최근 몇 년간 정부가 추경을 편성할 때마다 “빚(국채 발행)을 내지 않고도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고 주장해온 논리가 올해는 적용될 수 없다는 뜻이다. 올해 예산의 총지출 증가율이 9.5%에 달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2009년(10.6%) 이후 가장 높았다는 점도 추경 편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 관계자는 “올해 예산이 경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나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초확장적으로 편성됐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외부 충격 등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경을 편성할 경우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등을 의식한 ‘선심성 추경’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