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헌 예비역 중사가 지난 1월 31일 전역식을 마친 뒤 임진각 ‘평화의 발’ 동상 앞에서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 지난 1월 31일 전역식을 마친 뒤 임진각 ‘평화의 발’ 동상 앞에서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 두 다리를 잃게 된 것은 2015년 8월 4일 북한의 목함지뢰 폭발 때문이었다.

당시 하 중사를 포함한 육군 1사단 전진부대 수색대대 수색 7팀 8명은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작전에 투입된 상태였다. 하 중사 등이 수색로 추진철책 통문 인근에 도착했을 때 북한군이 몰래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졌다. 하 중사는 현장에서 두 다리를 잃었다. 2014년 4월 정찰·의무관으로 임관한 지 겨우 1년 4개월 만이었다. 쓰러진 하 중사를 구하기 위해 김정원(28) 중사가 이동하는 순간 2번째 목함지뢰가 터졌다. 김 중사는 2차 지뢰 폭발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육군 1사단 수색대원들이 하 중사 등을 후송하는 모습은 DMZ 열상감시장비(TOD)에 고스란히 찍혔다. 신속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대원들의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이 영상이 전파를 타면서 수색 7팀 대원들의 진한 전우애와 신속하고 일사불란한 대응은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 하 중사의 전역식에도 당시 수색 7팀 대원 8명 중 7명이 참석했다. 김정원 중사 외에 수색팀장 정교성(30) 상사와 이형민(24) 중사, 박선일(50) 원사, 문시준(27) 대위, 박준호(25) 예비역 병장이 하 중사와 함께 군악대가 연주하는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에 맞춰 어깨동무하고 행진하면서 하 중사의 앞길을 격려했다. 나머지 한 명인 최유성(26) 예비역 병장은 해외에 머물고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하 중사는 지난 1월 3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지뢰가 발생한 4년 전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두 다리에 착용한 의족, 그리고 계단이나 경사진 곳을 오르내릴 때 느끼는 불편함도 여전하다. 그래도 적극적 의지로 재활의 고통을 이겨낸 하 중사가 어머니 김문자 씨는 대견스럽다.

김 씨는 “아들은 어릴 적부터 항상 밝고 웃는 해맑은 성격에 리더십이 강한 특별한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다만, 하 중사는 두 다리를 잃게 만든 북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 중사는 북한 도발에 대한 입장을 묻자 “현역 신분이라 대답하기 힘들다”고 답변한 것. 2017년 1월 문화일보와의 1차 인터뷰 당시 “지금도 최전방에서 북한군과 싸우고 싶은 마음이지만, 저처럼 임무를 수행하다가 다친 장병들에게 군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힘이 돼주고 싶다. DMZ에서 다친 수색대원들은 잊더라도 북한의 지뢰 도발 사실만큼은 절대 잊지 말아 달라”고 밝혔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답변인 셈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 화해 분위기를 의식, 북한에 대해 적의를 드러내는 발언을 삼가는 군내 분위기 탓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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