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차원 도와야” 주민 합심
수화 강사 “장애아엔 놀라운 일”
“넌 어디에, 누구와 살고 있니 ?”
두 살 된 아기, 주민과 대화의 꽃
귀가 들리지 않는 두 살 난 여자아기 ‘서맨사’에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동부 뉴턴시에 사는 서맨사의 이웃 주민 20여 명이 부모와만 소통하던 서맨사의 ‘말동무’가 되어주려고 너나 할 것 없이 수화를 배워 손짓과 얼굴 표정으로 사랑의 언어를 전하고 있다. 가장 고요한 곳에서 가장 큰 기적은 소리 없이 울려퍼지고 있다.
서맨사 사비츠는 2016년 초겨울 찰스 강이 흐르는 뉴턴시의 마을 오번데일에서 태어났다. 2년여간의 열애 끝에 2013년 가을 보스턴에서 결혼했던 젊은 부부가 이사 온 지 3개월 만이었다. 태어난 지 일주일이 됐을 즈음, 엄마 글렌다와 아빠 라파엘은 병원에서 충격적 사실을 듣게 된다. “딸은 남편과 제가 만난 첫 번째 청각 장애인이었어요. 매우 놀랐죠. 예상치 못했거든요.” 글렌다는 12일 보스턴글로브지 인터뷰에서 말했다. 하지만 부부는 곧 마음을 다잡았다. ‘좋아.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지? 서맨사는 이제 겨우 1주 됐는데….’ 생각 끝에 엄마와 아빠는 가장 먼저 수화를 배우기로 결정했다. 글렌다는 “서맨사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선, 서로 의사를 교환하고 소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으니까요”라고 말했다.
오번데일 마을 주민들은 서맨사의 사연을 듣고 공동체 차원에서 도와야 한다고 여기고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기로 했다. 서맨사가 부모뿐 아니라 이웃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수화를 배우기로 의기투합한 것이다. 이웃 주민 질 맥네일은 “서맨사에게 ‘어머, 네가 입은 분홍색 바지 너무 예쁘다’라고 말할 수 없다는 건 너무나 절망적인 일이지요”라고 설명했다. 이웃 주민들은 서맨사의 부모에게 묻지도 않은 채 수화 강사를 고용했다. 수화 배움터로 집 거실을 흔쾌히 제공한, 마을에서 20년을 살아온 루시아 마셜은 “사람은 누구나 공동체를 갖길 원하고, 긍정적 환경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서맨사는 우리가 함께 모일 이유를 만들어주었지요”라고 말했다. 서맨사에게 수화를 가르치고 있는 사라 호니그펠드 프레이밍햄 농아 배움센터 교사는 “모든 청각장애아가 누렸으면 하는 놀라운 상황입니다”라며 “보통 농아학교에 오려면 2~4시간을 이동해야 하는데 모든 청각장애아가 서맨사처럼 이웃들과 수화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누구와 살고 있니?’ ‘어디에 살고 있니?’ 고요함 속에서 갖가지 질문이 꽃핀다. 이제 두 살이 지난 서맨사는 거실에 있는 마셜과 주민들이 앉아있던 거실을 가리키면서 ‘친구’라고 수화로 표현한다. 서맨사의 아빠 라파엘은 “서맨사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원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우리는 서맨사가 그 삶을 얻을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