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꽃 곁에

살아요


긴긴낮

그늘 속에 못 박혀


어떤 혼자를 연습하듯이


아무도 예쁘다 말하지 못해요

최선을 다해

병들 테니까 꽃은


사람을 묻은 사람처럼

사람을 묻고도 미처 울지 못한 사람처럼


쉼 없이 공중을 휘도는 나비 한마리

그 주린 입에

상한 씨앗 같은 모이나 던져주어요


죽은 자를 위하여


나는 살아요 나를 죽이고

또 시간을 죽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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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1981년 서울 출생. 2009년 ‘문학수첩’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심장에 가까운 말’ ‘한 사람의 닫힌 문’ 등 출간. 신동엽문학상, 내일의한국작가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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