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의 우크라이나 군함 나포
승무원 석방 않자 반감 확산
미온적이던 佛·獨까지 가세
18일 EU외교회의 제재논의

美, 뮌헨안보회의서 러 견제
“미-러 거대권력 경쟁 격화”


미국이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지난해 11월 흑해 북부 아조프해에서 우크라이나 함정을 공격·나포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서는 등 러시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에서도 러시아를 견제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외교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가 오는 18일 열리는 EU 외교장관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며 오는 3월까지는 유럽의회에 관련 안이 상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제재안의 통과가 유력하며 EU뿐 아니라 미국도 제재에 적극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아조프해 케르치해협을 지나던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을 공격해 나포하고 승무원 24명을 현재까지 석방하지 않고 억류 중이다. 미국, EU 등은 러시아에 억류한 함정과 승무원을 석방하라고 계속 요구했지만 러시아가 응하지 않고 있는 만큼 추가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는 최근 러시아의 군사적 행보에 대한 EU의 불만이 극에 달한 데다 러시아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는 미국과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프랑스, 독일 등은 러시아에 시간을 더 줄 수 있다며 추가 제재에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계속 석방 요구를 묵살하고 케르치해협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이어가자 EU 측의 인내심도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세르게이 스키팔 암살시도 사건을 겪은 영국이나 화학무기센터 해킹사건이 발생한 네덜란드 등은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헝가리 등 동유럽을 순회하며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에 적극적으로 제동을 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에서 참가국들의 반러시아 행보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직접 참석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선거에 개입한 정황을 폭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LNG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건설계획 추진에 대해서도 격렬한 찬반양론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해 가스관 부설사업에 직접 반대 의사를 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참석해 반러시아 움직임에 대한 견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뮌헨 안보회의 주최 측은 개막에 앞서 지난 11일 ‘큰 퍼즐-누가 조각들을 주울 것인가’라는 제목의 뮌헨안보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간에 거대 권력이 경쟁하는 새로운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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