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 막아 일반운전자 큰불편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택시를 미리 호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교차로 등 주·정차 금지 구역에 차를 세워두는 택시가 늘고 있다.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로 인해 다른 운전자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택시 기사들도 목적지에서 손님이 보이지 않을 때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몰라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정모(여·29) 씨는 최근 집 근처 교차로에서 한꺼번에 차선을 바꾸는 차들로 정체를 경험했다. 알고 보니 한 택시가 비상 깜빡이를 켠 채 멈춰 있었다. 정 씨는 택시가 곧 출발할 것으로 생각하고 기다렸는데, 신호가 바뀔 때까지 차량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후 한 남성이 천천히 걸어오더니 택시에 올라탔고, 그제야 출발했다. 정 씨는 13일 “차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구간이라 차선도 쉽게 바꾸지 못하고 한참을 기다리기만 했다”며 “사람을 태우거나 내려준 뒤 바로 출발하는 게 아니라 마냥 기다리고 있는 택시들이 문제”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택시를 호출한 뒤 늦게 나타나는 손님 때문에 난감한 건 택시 기사들도 마찬가지다. 뒤에서 차가 밀리는 걸 알아도 호출받은 장소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는 어렵다.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오모(61) 씨는 “콜을 한 손님이 나타나지 않아 전화를 하면 ‘지금 나간다’고 얘기를 할 때가 많다”며 “대로변에서 기다릴 때면 뒤에서 다른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려 초조해지지만, 기다리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주로 도봉구에서 영업하는 택시 기사 김모(55) 씨도 “카카오 택시의 경우 손님이 취소하지 않으면 무조건 태워야만 해 어떨 때는 20분 넘게 기다리기도 한다”며 “미리 택시를 부르더라도 도착 예정 시간에 맞춰서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택시가 주·정차 금지 구역에서 10분 이상 기다리면 다른 사람한테도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기사도 그 시간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며 “목적지 도착 후 5분 이상 지났을 경우 택시 기사들도 호출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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