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 개정안 ‘不許’로 돌변
대전시 “특정업체 代 이어 운영
정부 입장번복에 개선 무산돼”
특정 업체의 농산물 유통권 독점을 사실상 영구 보장해주고 있는 현행 공영 도매시장 운영법인 지정제도를 개혁하기 위한 자치단체들의 노력이 물거품 될 위기에 놓였다.
권한을 쥔 농림축산식품부가 기존 업체의 기득권만 보호해주는 현행 공영 도매시장 운영 법인 재지정 관련 제도를 ‘공모제’로 전환하겠다는 지자체들의 요구에 대해 1년 전 승인 입장에서 최근 ‘불허’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최근 시가 공영 도매시장법인의 지정 관련 조례를 종전 ‘재지정’에서 ‘공모제’로 변경하는 내용의 조례 규칙 개정안을 ‘불승인’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1월 대전시가 요구한 동일한 내용의 공모제 도입 관련 조례안에 대해 “도매시장의 진입규제 완화 및 경쟁 촉진을 위해 공모를 통한 지정은 적정함”이라며 ‘원안 승인’을 결정한 바 있다. 지자체들의 공영 도매시장 개혁 노력을 지원하던 정부 입장이 1년 만에 기존 업체 보호 쪽으로 손바닥 뒤집듯 바뀐 것이다.
대전시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현행 제도로는 도매시장 운영 법인의 경우 ‘5년마다 재지정한다’는 형식적 규정만 있을 뿐 복수 업체가 경쟁할 수 있는 공모 조항이 없어 30년 넘게 특정 업체가 대를 이어가며 운영하고 있다”며 “전국 31개 공공 도매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단 한 번도 업체가 재지정에서 탈락한 사례 없이 독점 체제가 이어오면서 막대한 이윤이 생산자와 소비자, 서비스 개선 등으로 선순환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전뿐 아니라 서울시 등 여타 자치단체들도 공감대를 이뤘던 사안인데 정부의 석연치 않은 입장 번복으로 제도 개선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는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을 비롯해 31개 공영 도매시장을 48개 도매시장법인이 판매금액의 4∼7%를 수수료로 받는 방식으로 도매시장에서 영업하고 있다.
이들 법인은 ‘경쟁 무풍지대’인 시장 구조 속에서 유통 독점권을 통해 매년 엄청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2016년 가락도매시장 5개 청과류 도매시장 법인의 영업이익률은 19.9%로, 시가 총액 상위 9개 기업 중 네이버를 제외한 8개 기업보다 높은 수준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공영도매시장은 공공성이 강한 농산물 유통시설로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해 1월 공모제를 승인한 것은 전임 담당자의 견해로, (정부 입장이)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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