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 코리나 루켄 글·그림, 김세실 옮김 / 나는별

그림책이 어린이를 비롯한 모든 세대를 환대하는 책이라는 사실은 이제 많은 독자가 알고 있다. 그림책이 글만으로 채워진 책과는 다른 종류의 풍요로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각별히 사랑하는 사람도 많아지는 추세다. 그림책은 한 사람의 내면에 존재하는 어린 시절의 자아와 어른이 된 그의 삶을 연결한다. 앞으로는 어린이와 어른 사이에서 세대를 뛰어넘는 소통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마음의 오르내림과 상처로 힘겨워하는 사람을 다독이고 격려하는 선물로서 그림책은 참 좋다.

‘내 마음은’은 아주 간단한 그림책이다. 기교나 변주를 사용하지 않는다. 장면마다 농도가 다른 흑백의 명암이 번지는 가운데 봄빛 같은 노랑이 책 안의 유일한 색깔이다. 지우개 자국까지 흐릿하게 들여다보이는 드로잉은 매끈하게 다듬어진 다른 작가들의 그래픽 작업들과 달리 솔직하다. 코리나 루켄은 신인작가이기 때문에 그의 작업을 어떤 경향으로 분석하기는 이르지만 이러한 담백함은 어쩌면 이수지 작가의 경계 그림책 3부작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루켄은 2018년에 첫 번째 그림책 ‘아름다운 실수’로 볼로냐도서전 라가치상에서 오페라 프리마를 수상했고 ‘내 마음은’은 두 번째 작품이다.

작가는 사람들이 무엇에 흔들리는지 본능적으로 이해하는 사람 같다. 장면마다 한쪽 구석 어디에라도 자리를 찾아내 그려져 있는 하트 모양은 그림책이 팬시상품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냉철한 독자들까지도 무장해제시킨다. 우울과 좌절의 시간으로 빠져드는 미끄럼틀조차 거대한 빛과 그림자의 하트로 그려내는 작가의 센스에 미소를 머금지 않을 수 없다. 손을 맞잡고 있는 두 사람의 조그만 하트와 밤하늘 가득한 별들의 하트는 결국 감동적이다.

간결해서 좋았던 그림에 비하면 문장은 심심해서 아쉽다. 다만 “다친 마음은 나을 수 있고 닫힌 마음도 언젠가 열 수 있어요”라는 구절은 아름답다. 번역자의 감각 덕분이다. 이모티콘으로 문자를 마칠 때마다 하트를 붙이는 시대다. 하트에 지쳐 어지간한 사랑 표현에는 무뚝뚝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에게 이 그림책은 어떤 반응을 얻을까. 하트를 쓰려면 이렇게 쓰는 것이라고 작가는 알려주고 있다.

성공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패하는 사람이 더 많은 입시와 입사의 계절 2월에 선물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40쪽, 1만3000원.

김지은 어린이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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