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6년·두 차례 연임 가능
5월초 국민투표서 결정될듯
압델 파타 엘시시(사진) 이집트 대통령이 2034년까지 권좌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열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처럼 장기독재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A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이집트 의회는 헌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전체 국회의원 596명 중 81% 이상인 485명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현재 4년인 대통령 임기를 6년으로 늘리고, 기존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던 것과 달리 엘시시 대통령이 두 차례 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했다. 엘시시 대통령의 집권이 2034년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개정안에는 군대에 새로운 정치적인 권력을 부여하는 것은 물론 대통령의 사법부에 대한 통제권을 추가로 부여하는 내용도 담겼다. 가디언은 엘시시 대통령의 독주체제를 견제하는 적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정안은 앞으로 60일 동안 헌법·입법 위원회에서 추가로 논의된다. 이후 이슬람권에서 약 한 달 동안 금식하는 기간인 ‘라마단’이 시작하기 전 5월 초쯤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이들은 2011년 시민혁명 이후 일어나는 테러 등으로 이집트가 불안한 만큼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선 대통령 임기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결국 엘시시 대통령이 과거 30년이나 집권했던 무바라크 전 대통령처럼 공고한 장기집권체제를 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엘시시 대통령의 입장 변화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3월 97.8%의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한 엘시시 대통령은 2017년 11월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3선 연임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며 “이집트 헌법을 개정할 의도가 없다”고 발언했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엘시시 대통령이 집권 후 자신에게 반대하는 인사들을 탄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1개의 야당과 정치 인사들 역시 모여 국민투표 전 개정안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다.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 조카인 모하메드 안와르 사다트는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 그 남자(엘시시 대통령)는 절대 권력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엘시시를 저지하기 위해 최고헌법재판소에 정부의 위헌행동들을 수집해 제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사다트는 “우리 연합 중 헌법 변호사들이 재판에 가져갈 사례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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