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희가 그리는 초상은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실존적 불안을 한눈에 느끼게 한다. 겁에 질리고 슬픔으로 충혈된 눈, 생기가 없는 무표정, 눈물이 메마른 눈을 대신해 흐느끼는 듯한 창 등의 장면이 뭉크의 ‘절규’를 떠올리게 한다.
무표정과 침묵의 절규인 것이다. 비극적 환경이 아니어도, 운명적으로 맞이한 삶 자체는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다. 우리에게 행복이라는 것도 결국은 망각의 선물인 것이다.
작가는 미래를 막연하게 맞이하고, 현재를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 자신에게 닥칠 죽음조차도 망각하고, 그저 무의미하게 존재를 소모해가며 사는 태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이 경구만큼만 말이다.
이재언 미술평론가·인천 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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