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서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이철수 노동시간 개선위원장이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문제 관련 전체회의에 관해 브리핑을 하던 중 머리카락을 쓸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서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이철수 노동시간 개선위원장이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문제 관련 전체회의에 관해 브리핑을 하던 중 머리카락을 쓸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 ‘경제적 파급효과’ 살펴보니…

비숙련·숙련공간 영향력 차이
300인이하 사업장 충격파 커

기업매출·임금·고용 동시감소
가계 ‘삶의질 저하’ 역효과 초래

‘탄력근무제 시행’ 요구 세질듯


19일 파이터치연구원이 발표한 ‘주 52 근로시간 단축의 경제적 파급효과’ 연구보고서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300인 이하 사업장에 미칠 ‘충격파’를 여실히 보여준다. 조속한 탄력근무제의 단위 기간 연장 조치뿐만 아니라, 시행 연기 주장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非)반복노동(숙련공)과 반복노동(비숙련공) 간 파급효과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근로시간 단축 시 숙련공들의 대규모 실업이 발생, 숙련공을 단축할 때가 비숙련공 단축 시보다 고용감소가 약 6배로 큰 것으로 분석됐다. 비숙련공 노동시간 단축 시 연간 약 3만3000명, 숙련공 노동시간 단축 시 연간 약 19만5000명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일자리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 → 노동공급 감소 → 단위 임금 상승 → 일자리 감소’로 악순환하는 구조를 보였다. 숙련공 일자리가 크게 감소하는 이유는 숙련공은 부족한 근로시간을 단기간에 신규 고용으로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근로시간 단축은 총 임금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총 임금소득 변화는 전체 근로시간 단축 시 연간 약 5조6000억 원이 감소한다. 이 가운데 반복노동에 대한 근로시간 단축 시 연간 약 3조9000억 원, 비반복노동시간 단축 시 연간 약 1000억 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전체 근로시간 단축 시 연간 약 10조7000억 원이 줄어든다. 이 중 반복노동시간 단축 시 연간 약 6조2000억 원, 비반복노동시간 단축 시 연간 약 1조1000억 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노동에 대한 근로시간 단축 시 비반복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경우보다 거시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더 컸다. 이는 자동화에 따라 반복노동의 일자리가 줄어 반복노동자의 임금소득을 크게 감소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주 52 근로시간 단축 시 나타나는 부정적 영향은 요소시장을 통해 경제 전체로 파급되며, 생산부문의 충격은 가계의 임금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 52 근로시간 제한정책은 목적과 달리 기업의 매출과 수를 감소시키고, 임금소득과 고용을 줄여 가계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재현 연구위원은 “현 경제 상황과 분석결과를 고려할 때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원천적 측면에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부족하다면 제도의 시행을 연기하거나 폐기까지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주 52시간 근무제의 재검토가 어렵다면 해외 선진국과 같이 탄력근무제의 단위 기간을 현행 최장 3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로 늘려 기업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장근로의 경우 독일과 프랑스는 하루 최대 10시간까지 허용하고 있으며, 일본과 미국 모두 탄력근무제의 단위 기간은 최대 1년으로 지정돼 있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 원장은 “경기침체기를 맞아 특히 중소기업들이 가뜩이나 어려운 가운데 당장 내년부터 300인 이하 사업장도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게 돼 그 여파를 객관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면서 “내년부터 근로시간 단축 ‘폭탄’을 맞게 된 중소기업에 얼마만큼의 충격파가 전달될지 짐작하기 두렵다”고 말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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