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층 이상엔 스프링클러 없어
소방 점검때마다 ‘불량’ 판정
5층 이상은 아파트 주민 거주
20분만에 진화 대형사고 막아
대구 도심에 있는 사우나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60여 명이 부상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사우나가 있는 이 건물은 지은 지 40여 년이 된 노후건물로 소방 점검을 할 때마다 ‘불량’ 판정을 받아 시설을 정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7년 12월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를 겪고도 또다시 대형 화재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안전 불감증이 여전한 실정이다.
19일 오전 7시 11분쯤 대구 중구 포정동 모 사우나 4층 남탕 입구에서 불이 나 인근 주민과 손님의 119 신고 전화가 빗발쳤다. 이들은 “사우나 입구에서 불이 났다. 사우나 건물에 있는데, 연기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출동한 소방 당국은 소방차 등 50여 대를 동원해 20여 분 만에 불을 진화했으나 연기가 퍼지면서 남탕 안에 있던 손님 2명이 숨졌다. 또 남탕 안에 있던 손님과 다른 시설 등에 있던 손님과 주민 60여 명이 연기를 마시는 등 다쳤다. 부상자 중 3명은 위독한 상태다.
숨진 이들은 남탕에 쓰러져 있다가 화재 진압 후 현장을 수색하던 소방관들에게 발견됐다.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 당국은 여탕과 찜질방, 건물 위층으로 연기가 퍼져 부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불로 4층 남·여탕 내부시설 913㎡ 대부분이 불에 타거나 그을렸다.
사우나 시설이 있는 이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1980년 7월 준공됐다. 준공 당시에는 백화점으로 이용됐다. 현재는 지상 2층에는 콜라텍, 3층에는 찜질방, 5∼7층에는 아파트, 지상 1층과 지하 1층에는 식당, 무도장, 노래방, 휴게 음식점이 있다. 이 건물 사우나와 콜라텍 등의 시설은 어르신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다행히 소방 당국이 조기에 화재를 진화하고 아파트 측에서 대피 방송을 해 더 큰 인명 피해는 막았다.
대구 중부소방서에 따르면 이 건물은 지난해 1월과 7월 민간소방업체에서 실시한 소방시설 종합정밀점검에서 ‘불량’ 판정을 받아 각각 3개월 뒤 관계인들이 미비한 소방시설을 정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개선에도 불이 나면서 소방 안전 정비가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이 건물은 지하 2층에서 지상 3층까지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으며 사우나가 있는 4층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이 건물은 민간 업체가 연중 2차례 시행하는 소방정밀점검을 할 때마다 지적을 받고 정비해도 소방시설이 고장 나곤 했다”면서 “지은 지 오래돼 소방시설 정비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망자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는 한편,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하기로 했다. 또 경찰은 사우나 4층 남탕 입구에 있는 구둣방 위 천장이나 입구 배전반에서 불이 났다는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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