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부담해 ‘빅딜’ 견인 의지
트럼프, 구체적 답변 안 한 듯
계속 기대 낮춰 ‘스몰딜’ 시사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경협 사업에 속도를 내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는 등 두 정상 간에 미·북 정상회담 전망에 대한 인식 차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 조치로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 달라”며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고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미국이 제재 해제에 전향적 태도를 보여 협상을 ‘빅딜’로 이끌어 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수십억 달러를 퍼주던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힌 가운데 민감할 수 있는 대북 지원 비용 부담을 지겠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약속함으로써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큰 진전이 있기를 바라는 기대감을 표시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준비 현황 및 미·북 간 협의 동향을 설명했고, 회담 결과 공유 및 후속 조치 등에 있어 계속해서 긴밀히 상의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을 뿐 문 대통령의 제안에 어떤 답변을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실험이 없는 한 서두를 것이 없다”고 말해 여전히 ‘스몰딜’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내용과 발언을 종합해보면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두 정상의 기대치에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정부가 미국 측 기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거나 ‘기대’가 ‘현실 인식’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 대표는 지난 8일 평양에서 2박 3일간의 실무 협상을 마치고 돌아와 우리 측에 회담의 대체적인 분위기만 설명하고, 구체적인 협상 진행 상황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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