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132억규모 카드화폐도입
시흥, 모바일 기반 화폐 新출시
과천·군포등도 조례 제정 작업

남발땐 통화정책 영향 우려 커
“효용성 떨어질 가능성” 지적도


경기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종이 화폐에 이어 카드와 모바일 등 다양한 형태의 지역 화폐 도입에 나서고 있다. 지역 화폐 남발 시 국가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주고, 지역 내 통용을 원칙으로 하는 특성상 화폐의 효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지자체의 지역 화폐 발행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0일 지자체에 따르면 화성시는 오는 4월 총 132억 원 규모의 카드형 지역화폐인 ‘행복화성지역화폐’를 도입하기로 하고 운영 대행사를 선정하는 등 발행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카드 형태의 지역화폐는 도내에서는 처음이다. 교통카드처럼 충전해 일반 점포에서는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다. 지난해부터 지폐 ‘시루’를 발행 중인 시흥시는 21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반의 지역 화폐를 새로 출시한다. 휴대전화에 한국조폐공사에서 운영하는 시루 판매용 앱을 깔아서 구입하면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다. 과천·군포·오산·광명시 등도 지역 화폐를 발행하기 위한 조례 제정 등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지역 화폐 이용 활성화를 위해 지역 화폐 구매 시 구매 비용보다 많은 사용금액을 지급하고 있다. 행복화성지역화폐의 경우 1만 원 충전 시 600원을 더 주는 식이고, 시루의 경우 발행일부터 한 달 동안 9만 원을 주고 시루를 사면 10만 시루(10만 원 상당)를 지급하는 판촉 행사를 한다. 판매액이 늘어나면 구매자에게 지급되는 원화도 늘어나는 구조라 무분별한 지폐 발행으로 국가의 통화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지역화폐가 활성화되려면 도심이나 상권이 잘 형성돼야 가능한데, 도농지역의 경우 상권을 주변 지자체에 의존한 곳도 적지 않아 효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화폐 판촉에 소요되는 비용은 국비와 도비로 충당하게 돼 국가의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본다”며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고, 관내 소비촉진과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만큼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수원=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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