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철(오른쪽) SK 운영팀 전력분석원이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히스토릭 다저타운에서 랩소도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SK 제공
최경철(오른쪽) SK 운영팀 전력분석원이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히스토릭 다저타운에서 랩소도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SK 제공
각구단 ‘랩소도시스템’ 설치
태블릿PC로 전송 투구 파악

구체적 숫자 선수들에게 전달
현장서 개선점 등 의견 교환
팀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

“현장의 感도 무시할순 없어”


야구는 통계의 스포츠다. 타자들의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그리고 투수들의 평균자책점 등 쏟아지는 각종 수치를 모으고 잘 살피면 효율적으로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세이버메트릭스’를 활용, 대성공을 거둔 이후 ‘데이터 퍼스트’ 열풍이 불어 닥쳤다. 세이버메트릭스는 행운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다년간 축적된 막대한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분석했다. 국내 KBO리그도 세이버메트릭스에 푹 빠졌다.

그런데 최근 메이저리그와 KBO리그는 세이버메트릭스에 최첨단 장비를 활용한 ‘과학 데이터’를 더하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국내에선 지난해 SK가 타자 발사각도 등을 활용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후 과학 데이터 구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올해 대부분의 구단은 해외 전지훈련 캠프에 첨단 장비를 설치하고, 선수들을 현미경처럼 분석하고 있다.

SK와 두산, 삼성, 키움 등은 투수와 타자들을 평가할 때 타구 각도와 투구 궤적, 회전수를 분석한 각종 자료를 활용한다.

‘랩소도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첨단 레이더 장비가 대표적이다. 포수 뒤에 세워놓는 장비이며 투수가 던진 공의 구속, 궤적, 회전수 등을 빠짐없이 집계해 태블릿 PC로 실시간 전송한다.

랩소도시스템의 가격은 웹서버 사용료를 포함해 5000달러(약 563만 원) 선이다. 효과는 만점이다. 공의 궤적과 회전수 등이 구체적인 숫자로 곧바로 선수들에게 전달된다. 첨단 장비를 설치한 뒤 선수들의 훈련 자세가 달라졌다는 게 각 구단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SK는 랩소도시스템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SK 전력 분석팀은 지난해 11월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 랩소도시스템을 도입했고, 올해도 1차 전지훈련지인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단장에서 감독으로 전업한 염경엽 SK 감독은 “야구에서 통계와 숫자는 중요하다”면서 “과학적인 자료는 전력을 다듬는데 밑거름이 되기에 항상 보고받고 면밀하게 검토한다”고 밝혔다.

두산의 스프링캠프에서도 랩소도시스템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두산은 1군과 스카우트팀에 1대씩, 모두 2대의 랩소도시스템을 구입했다.

두산의 외국인 ‘원투펀치’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는 스프링캠프에 앞서 랩소도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개인훈련을 진행했다.

삼성과 키움과 NC 등도 이동식 첨단 장비로 투수들의 불펜피칭 구위를 자세하게 관찰하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단은 정규리그에서는 투·타구 정보를 분석하는 ‘트랙맨’으로 데이터를 구축한다. 트랙맨은 미사일을 추적하는 군사용 레이더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됐으며 공의 속도를 비롯해 수평 이동 각도, 회전력 등 27가지 정보를 확인하고 축적한다. 지난해 삼성 등 5개 구단이 트랙맨으로 재미를 봤고, 올해는 9개 구단이 트랙맨을 활용할 예정이다.

물론 데이터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그리고 경험으로 얻은, 보이지 않는 노하우 또한 중요하다.

안치용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세이버메트릭스와 트랙맨 등 데이터 기술이 발전했고 많은 자료가 쏟아지고 있지만, 현장의 감을 무시할 순 없다”면서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이기에 데이터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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