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북리뷰 프런트면은 ‘나이 공부’와 ‘천국의 발명’을 나란히 실었습니다. 두 책은 매우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이 공부’는 심리치료사인 저자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열린 마음으로 기꺼이 반성하고 성장해 이름답게 나이 먹을 수 있는지를 성찰하고, ‘천국의 발명’은 회의주의적 과학잡지 ‘스켑틱’ 창립자가 사후세계에 대한 인간의 강박을 과학적으로 탐구한 책입니다.

하지만 둘은 죽음이라는 하나의 주제에서 만납니다. 나이 듦이 두려운 이유는 삶의 모든 국면에서 벌어지는 쇠락 때문이지만 궁극적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이고, 사후세계라는 믿음체계를 만들고 과학이든 초과학이든 삶을 연장하려 애쓰는 것 역시 불가능한 존재적 열망, 죽음을 넘어 영생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때보다 나이 듦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요즘, 좀 더 넓은 시선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길 바라며 두 책을 나란히 골랐습니다. 그런데 두 책의 결론은 비슷합니다. 한계를 받아들이고, 현재를 즐기라.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목표가 좋은 삶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문제는 좋은 삶을 살아 내려는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이런 생각들 틈 사이로 이번 주에 나온 카를로 M 치폴라의 ‘인간의 어리석음에 관한 법칙’(미지북스)이 끼어듭니다. 표제작 ‘인간의 어리석음에 관한 법칙’과 ‘중세 경제 발전에서 후추의 역할’이라는 짧은 글 두 편을 묶은 책입니다. 이탈리아의 세계적 역사학자가 친구끼리 돌려보기 위해 만들었다가 폭발적 인기에 정식 출간한 것입니다. ‘좋은 삶’과 관련해 주목하는 글은 표제글입니다.

저자는 인간을 네 부류로 나눕니다. 현명한 사람, 영악한 사람, 순진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 현명한 사람은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이익을 안깁니다. 영악한 사람은 자기 이익을 위해 타인에게 해를 끼치고, 순진한 사람은 자신은 손해를 입고 타인에게 이익을 줍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에게도 남에게도 해악을 끼치는 사람입니다. 치폴라의 시선은 어리석은 사람에게 가 있습니다. 이들은 언제 어디에나 일정 비율로 존재하고 엘리트나 지식인 집단에도 예외가 없답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어리석은 인간의 잠재적 파괴력을 과소평가해 집단을, 사회를, 국가를 파멸에 몰아넣습니다.

유머러스한 글쓰기가 장기인 치폴라는 장난처럼 농담처럼 하지만 진지하게 인간학을 풀어놓으며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이들 중 어떤 사람인가.”

흥미로운 통찰이지만 이익과 손해라는 하나의 변수만을 적용한 단순한 분류입니다. 치폴라는 어리석은 이들이 우리 삶에 가장 파괴적이라고 했지만 실은 자기 이익만 챙기는 영악한 사람이 더 나쁘기도 합니다. 치폴라의 분류 틀이 완벽하진 않지만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는 됩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그것이 좋은 삶에 가까운지, 좋은 삶을 향해 잘 나이 들고 있는지 이번 주 북리뷰를 통해 그런 생각을 해보는 주말이 되길 바랍니다.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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