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미셸 투르니에는 자신의 포토에세이집 ‘뒷모습’에서 “뒷모습은 진실이며 정직이다. 무의식의 표현이기 때문”이라고 정의했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온 삶에 있어 가장 진한 순간들은 바로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일 것이다. 앞모습은 표정으로 진실을 가릴 수 있지만 뒷모습은 꾸밀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은 행사보다도 박결 프로의 ‘뒷모습’ 스틸 하나로 모든 것이 다 표현되는 것 같았다. 우리가 골프를 칠 때도 뒷모습만큼 완성된 모습을 보기 쉽지 않다. 피니시 모습을 보면 스윙의 완성을 알 수 있다. 그린을 향해 갈 때도 앞모습보다는 대부분 뒷모습을 보게 된다. 새로운 차가 나왔을 때도 우리의 시선과 결정적 선택은 앞이 아니라 뒷모습이다. 아마도 이 골프웨어의 작의도 앞보다는 뒤가 패션의 완성이라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린 골프장이 참 예쁘다고 말할 때 코스 앞모습만 본다. 하지만 코스디자이너 유창현 박사는 “진짜 코스의 아름다움은 그린으로 걸어가면서 뒤돌아보았을 때 더 아름답다”고 말한다.
왜일까. 우리의 뒷모습은 인위적인 연출이 불가능하기에 그렇다. 앞에 비치는 얼굴과 옷은 화장과 패션으로 감출 수 있다. 그렇기에 웃음 지으며 늘 괜찮다고 하시는 어머니의 뒷모습에서 우린 살아온 삶의 무게를 알아내곤 눈시울을 적신다.
내 진실을 알아주지 않을 때 인간은 뒤돌아선다. 죽음을 선택하는 그 순간에도 인간은 오랫동안 뒷모습을 보인다. 마지막 진실에 대한 무언의 항의인 것이다. 달과 화성 역시 인간은 그 뒷모습을 보기 원한다. 그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로켓을 쏘아 올리고 있다.
그렇다. 뒷모습이다. 골프웨어도, 골프장도 뒷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것처럼 골퍼의 완성도 바로 뒷모습이다. 얼마 전 미국 오하이오주에 사는 한 부부의 사진이 지구촌을 감동시킨 적이 있다. 남편은 한 손에 양동이를, 부인은 한 손에 걸레를 들고 손을 꼭 잡고 가는 뒷모습이었다. 이들은 거리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청소하고 걸어가는 아름다운 뒷모습이었다. 뒷모습은 정직이며 무의식의 표현임을 깨닫는 순간이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