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제143회 웨스트민스터 케널클럽 도그쇼에서 ‘킹’이란 이름의 와이어폭스테리어종이 ‘2019년 베스트 인 쇼’ 1위를 차지하자, 미국 애견가들 사이에서 ‘견종(犬種) 차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시상식장에서 일부 관중이 테리어 계열 등 특정 ‘귀족 견종’에 우승이 집중되고 있다면서 야유를 퍼붓는 장면이 유튜브를 통해 번져나가면서 시작됐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애완견인 골든리트리버 경우에는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개 차별 논쟁은 ‘언더도그(underdog)’ 지지 심리와 겹치면서 증폭하고 있다.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우하는 사람들(PETA)’과 같은 동물권 단체는 도그쇼 자체를 비판하고 있다. 혈통과 순종을 강조함으로써, 대다수 혼합견을 종족 탄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순종(purebred)·잡종견(mongrel)과 같은 차별적 단어는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 차원에서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진보적’ 주장도 나왔다. PC는 말의 표현이나 용어의 사용에서 인종·민족·종족·성차별 등의 편견이 포함된 용어나 어휘의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젠더(gender) 논쟁도 빠지지 않았다. 역대 수상견을 보면 수컷이 암컷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데,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이란 것이다. 이에 대해 개에게도 ‘소수집단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적용하자고 주장하지 그러냐고 비꼬는 사람들도 있다. 소수집단 우대정책은 입시·취업 등에서 소수인종·여성 등 사회적 약자(disadvantaged groups)에게 보상적 기회 혹은 혜택을 주는 정책인데, 역차별 소지가 크다는 반발도 적지 않다. 우생학 논쟁도 나왔다. 개가 그렇다면 인간에게도 우수 종자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인종주의적인 주장이 튀어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정말 ‘개 같은 논쟁’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권 사각지대가 얼마나 많은데, 견권(犬權) 운운하니 기가 막힌다는 것이다. 쇠퇴로 향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병적이고 향락적인 ‘데카당스(decadence)’ 풍조의 반영이라고 꼬집기도 한다. 그러나 ‘개 같은’이란 욕설에 대해 견공(犬公)들은 “우리만 같아도 괜찮아요”라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개보다 못한 인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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