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24일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역에서 자신의 전용열차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정차한 중국 톈진역 인근에 공안 수백 명이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 열차 통해 北·中 공존 과시
中, 교통 관제·역 경계 강화 창사 경유 4개노선 취소시켜 金열차 오전 우한 지나 南行
金 해외이동 때 필수품 관심 이동식 전용 화장실 챙길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부터 25일 밤까지 꼬박 이틀 동안 중국 대륙을 관통해 2차 미·북 정상회담 장소인 하노이로 이동하는 ‘60시간 열차 대장정’을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중국 대륙 관통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내외적으로 ‘북·중 공존’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베이징(北京) 소식통과 중국 관영 언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는 이날 오전 7시쯤 우한(武漢)을 통과해 남행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는 이후 창사(長沙)를 거쳐 중국과 베트남 접경 지역인 난닝(南寧), 핑샹(憑祥)으로 최단거리 노선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 측은 최고 속도 70㎞ 정도로 움직이는 특별열차가 막힘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 관제와 주요 역 경계 강화 등 최대한의 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이동 기간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특별열차의 원활한 운행을 위해 창사를 경유하는 고속철 4개 노선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중국이 김 위원장에 대한 전폭 지원에 나선 것은 북한과 중국 모두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최대한 압박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전문가를 인용해 “김 위원장의 열차 이동은 중국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가 없다면 가능하지 않다”며 “김 위원장은 또 중국 대륙을 지나가면서 개혁·개방 40년의 성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다른 전문가를 인용해 “김 위원장은 (미국과의) 대국 외교를 위해 중국의 조언을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즉,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참모부’임을 자임하는 북한과 중국의 밀착 관계를 최대한 시위함으로써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유리한 협상을 끌어내겠다는 전략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의도를 간파해 24일 트위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나와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 매우 큰 도움을 줬다”며 “중국이 가장 원치 않는 것이 바로 이웃에 대규모 핵무기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 북한의 비핵화를 원한다면 북한과 밀착이 아닌 제재를 이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한편 김 위원장이 이번 특별열차 이동에서도 해외여행용 개인 변기 등 ‘필수품’들을 동반할지 이목을 끌고 있다. 용변 등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파악될 수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은 그간 이동식 전용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27 남북 정상회담 때도 정상회담장에 마련된 화장실이 아닌 북측 화장실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냉면’ 제면기 역시 주요 지참품이다. 베트남 현지언론 ‘티엔퐁’은 “김 위원장의 물류를 운반하는 부서는 종종 평양 제면기를 잊지 않고 챙겨왔다”며 “평양 유명 레스토랑 수석 주방장인 ‘옥류관’ 주방장도 함께하곤 한다”고 보도했다. 또한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서 등장했던 열두 명의 경호원도 김 위원장의 열차 여행에 동행했는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차 미·북 정상회담 당시에도 김 위원장이 숙소로 도착하기 전 수십 명의 경호원이 먼저 뛰어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