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수사국장 회의

수사관 1063명 등 총동원
3개월간 밀반입·유통 조사

유명클럽 두둔하는 듯한 발언
검은돈 수수의혹 잇따르자
해당사건 광수대에 넘기기도


버닝썬, 아레나 등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마약 유통과 판매, 흡입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커진 뒤에야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하면서 오히려 뒷북 대책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사건 초기 클럽을 두둔하는 듯한 실언으로 빈축을 산 데 이어 경찰과 클럽 사이의 유착 관계를 보여주는 정황이 양파껍질 벗겨지듯 늘어나자 무마용으로 내놓은 대책 아니냐는 비판이다. 경찰청은 25일 수사국장 주재로 첫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단속 방안을 논의했다.

경찰청은 전날 마약류 밀반입과 유통 등을 1차, 유통된 마약류를 이용한 성범죄를 2차, 2차 범죄로 확보한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는 행위를 3차 범죄로 규정하고 종합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오는 5월 24일까지 3개월간 집중단속을 펼치며, 전국 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 마약수사관 1063명을 비롯해 형사·여성청소년·사이버·외사 등 수사부서 인력을 대거 투입하기로 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번 종합대책을 통해 마약류 등 약물 이용 범죄를 뿌리 뽑을 수 있도록 경찰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놓고 일반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해 11월 버닝썬 내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김모(28) 씨가 클럽과 경찰이 ‘검은돈’을 주고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후 고객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마약을 유통, 판매했다는 폭로까지 잇따라 터졌지만 안일한 대처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 13일 언론 브리핑에서 “상식적으로 몇십억 원씩 버는 클럽에서 마약을 유통하겠나”라는 등 이해하기 힘든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또 버닝썬 측에서 영업 편의 등을 대가로 경찰을 포함한 공무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일은 없다”고 수차례 해명했지만, 과거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과정에 전직 경찰 강모 씨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마저도 “수사의 기본이 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검찰로부터 강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 반려되는 촌극을 빚었다. 특히 전직 경찰이 강남경찰서 소속이었음에도 버닝썬 폭력 사건 수사를 강남서에서 계속 진행하도록 한 점도 논란이 됐다. 결국 경찰은 전날 부랴부랴 해당 사건을 서울청 광역수사대로 넘겼다.

한편 버닝썬의 경찰관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청 광역수사대는 경찰 관련자들의 계좌 및 통신 기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관련 기록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 무마 의혹과 관련해 전·현직 경찰관에 대해 강제수사를 하고 있다”며 “증거를 보강해 강 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손우성·조재연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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