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경제지식네트워크 대표

최근에 발표된 고용 및 가계소득 동향 통계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나 포용성장의 미사여구가 허구임을 다시 한 번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달 22만3000명의 경제활동인구가 늘었는데, 취업자 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고작 1만9000개 증가에 그쳐 경제활동인구 증가의 8%에 불과한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이마저 정부가 세금으로 늘린 일자리와 수년간 줄어들다가 문 정부 들어서 급증하고 있는 농림어업 일자리의 신뢰할 수 없는 숫자를 제외하면 민간부문의 일자리는 30만 개 이상 파괴되고 있다.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핵심 경제활동인구인 30∼59세의 모든 연령층에서 고용률이 낮아져 가계들을 위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실업이 중졸 이하는 전년 동기의 4.6%에서 7.4%로 무려 60%가 급증하고, 고졸은 3.8%에서 4.7%로 20% 이상 급격히 증가하면서 사회적 약자들이 먼저 노동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이러한 저학력은 특히 고령층과 여성들에게 몰려 있어서 결국 고령 가구들을 더 극심한 빈곤으로 내몰고 있다는 사실은 2018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이후로 일관되게 관찰되고 있다. 그 결과 1분위 가계의 근로소득이 40%가량 급감하고 1, 2분위에 포진한 영세 자영업자들의 사업소득도 급감한 것으로, 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실패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문제는, 이러한 결과는 사실 경제에 대한 조그만 상식만 있어도 당연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는 데 있다. 주휴수당까지 고려하면 현재 최저임금 영향권의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4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거기에 자영업자 25%를 고려하면 경제활동인구의 65%가량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더는 최저임금이 아니라 국민의 평균 임금이다. 그것도 단 1년 만에 생산성 향상 없이 임금을 50% 이상 올리는 무모한 실험이었다. 여기에다, 주 52시간 근로제의 실질적 시행, 그리고 통상임금의 범위를 계속 확대해서 해석하는 법원의 판결 등이 겹치고 있다. 그러니 생산성과 무관하게 정치적으로 올린 임금은 앞으로 기한 없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고용을 어렵게 할 것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소주성’의 희망 고문은 입을 바꿔가며 계속된다.

명확한 정책 실패에도 소득성장은 ‘실업자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책’이라는 경제 부총리의 강변은, 아직도 통계 조작과 왜곡 선동으로 소득을 파괴하는 소주성과 우리 역사에 없던 빈익빈을 실현하고 있는 가짜 ‘포용성장’을 고집하겠다는 정권의 대국민 선전포고로 들린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간 소비지출은 경제성장에 대부분 좌우되고 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는 동안 상승해 온 소비 지출을 들어 마치 현 정부 정책의 결과인 양 경제의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한다. 그런가 하면, 2009년부터 꾸준히 상승하던 제조업 고용을 이번 정부가 급감으로 반전시켰는데, 고용 부진이 최저임금 탓이 아니라 구조적 제조업 부진 탓이라는 억지 주장이 난무한다.

현 정부는 이념적 구호와 자신들의 정책 괴리를 구분 못 하는 무지한 정권이거나, 정치인들은 정책의 성과에는 관심이 없고 유권자들의 지지에만 관심이 있다는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한탄처럼 나라의 장래는 아랑곳하지 않고 우매한 대중에게 선심성 퍼주기 예산으로 100년 집권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또 무슨 해괴한 이론으로 국가 경제의 해체를 변명할 것인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