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녀 주연상과 조연상을 받은 ‘보헤미안 랩소디’의 라미 말렉(왼쪽부터),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 올리비아 콜맨,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의 리자이나 킹, ‘그린 북’의 마허셜라 알리. AP연합뉴스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녀 주연상과 조연상을 받은 ‘보헤미안 랩소디’의 라미 말렉(왼쪽부터),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 올리비아 콜맨,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의 리자이나 킹, ‘그린 북’의 마허셜라 알리. AP연합뉴스
‘보헤미안 랩소디’ 남우주연상 등 최다 4개상 석권
쿠아론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로마’ 3개 부문 수상
히어로물 최초 작품상 후보작 ‘블랙 팬서’도 3관왕
각색상 수상 스파이크 리, 트럼프 대통령 비판 발언


아카데미 시상식이 ‘화이트 워싱’(백인 남성 위주의 수상자 선정) 논란에서 벗어나 다양성과 대중성에 집중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흑인 피아니스트와 백인 운전수의 우정을 그린 영화 ‘그린 북’이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1960년 초 미국 남부로 콘서트 여행을 떠난 천재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셜라 알리)와 이탈리아계 이민자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가 8주간의 여정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며 벽을 허무는 과정을 담담한 톤으로 펼쳐냈다. 이 영화의 연출자인 피터 패럴리 감독은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것”이라며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사랑하라는 것,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 영화는 남우조연상(마허셜라 알리)과 각본상(닉 발레롱가, 브라이언 커리, 피터 패럴리)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올해 최다인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넷플릭스 영화 ‘로마’도 감독상, 촬영상(이상 알폰소 쿠이론), 외국어영화상 등 3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쿠아론 감독은 2014년 ‘그래비티’로 감독상을 거머쥔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같은 멕시코 출신 기예르모 델 토로(지난해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으로 감독상 수상) 감독으로부터 트로피를 받은 후 “1700만 여성 노동자 중에 1명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봐야 할 것이고 이런 책임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책임은 지금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멕시코 그리고 가족 모두에게 감사 인사 드리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남녀 주연상은 ‘보헤미안 랩소디’의 라미 말렉과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의 올리비아 콜맨에게 돌아갔다.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메큐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말렉은 “내게는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고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 준 분들, 제게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밴드 퀸에게 정말 감사한다. 나는 이집트에서 이민 온 가정의 아들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편집상(존 오트만), 음향효과상(폴 마시, 팀 카바진, 존 카살리), 음향편집상(존 워허스트, 나나 하트스톤) 등 올해 아카데미상 최다인 4개 부문을 석권했다. 올해 처음 아카데미상 후보로 지명된 콜맨은 7번째 후보에 오른 글렌 클로스(‘더 와이프’)를 제치고 수상했다. 변덕스러운 영국 여왕 앤을 연기한 콜맨은 수상 소감에서 “당신과 함께 후보에 올라 영광이다. 당신은 나의 우상”이라고 클로스를 추켜세운 뒤 남편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로마’와 함께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는 여우주연상 하나에 만족해야 했다.

남녀 조연상은 모두 흑인 배우에게 돌아갔다. ‘그린 북’의 마허셜라 알리와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의 리자이나 킹이 주인공. ‘문라이트’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남우조연상을 받은 알리는 “셜리 박사님 모습을 담아내려고 했던 것이 제 연기가 됐다”며 “함께 연기한 비고 모텐슨에게도 감사드린다” 말했다. 인종차별에 맞서 남편의 결백을 입증하려는 여성 티시의 엄마 역을 맡은 킹은 “아이를 낳아 기르고, 주변에 머물면서 사랑을 줬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고 도움을 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며 자신의 어머니에게 “사랑한다”고 전했다.

슈퍼 히어로 영화로는 최초로 작품상 후보에 오른 ‘블랙 팬서’도 음악상, 미술상, 의상상 3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각색상(‘블랙클랜스맨’)을 받은 흑인 감독 스파이크 리는 “2020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두 힘을 모아서 역사의 바른 편에 서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만든 사람들, 원주민을 모두 죽인 사람들에게 ‘인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제91회 아카데미상 부문별 수상자(작)

▲작품상=그린 북
▲감독상=알폰소 쿠아론(로마)
▲남우주연상=라미 말렉(보헤미안 랩소디)
▲여우주연상=올리비아 콜맨(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
▲남우조연상=마허셜라 알리(그린 북)
▲여우조연상=레지나 킹(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
▲각본상=닉 발레롱가, 브라이언 커리, 피터 패럴리 (그린 북)
▲각색상=찰리 와치텔, 뎅비드 라비노워츠, 케빈 윌못, 스파이크 리(블랙클랜스맨)
▲촬영상=알폰소 쿠아론(로마)
▲미술상=해나 비출러, 제이하트(블랙 팬서)
▲의상상=루스E. 카터(블랙 팬서)
▲편집상=존 오트만(보헤미안 랩소디)
▲시각효과상=폴 램버트, 이안 헌터, 트리스탄 마일스, J.D 슈왈름 (퍼스트맨)
▲분장상=그레그 캐놈 외 2명(바이스)
▲외국어영화상=로마
▲음악상=러드윅 고랜슨(블랙 팬서)
▲주제가상=레이디 가가, 마크 론슨, 앤서디 로소만도, 앤드루 와이엇(스타 이즈 본)
▲음향효과상=폴 마시, 팀 카바진, 존 카살리(보헤미안 랩소디)
▲음향편집상=존 워허스트, 나나 하트스톤(보헤미안 랩소디)
▲장편 애니메이션상=스파이더맨:뉴 유니버스
▲단편 애니메이션상=바오
▲장편 다큐멘터리상=프리솔로
▲단편 다큐멘터리상=피리어드. 엔드 오브 센텐스.
▲단편 영화상=스킨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