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사거리. 7명의 청년이 마이크를 잡고 일자리·대북정책 등 현 정부의 정책을 두고 날 선 논평을 쏟아냈다. 젊은층이 즐겨 찾는 홍대 거리에서 좀처럼 듣기 힘든 정부·여당에 대한 공개적 ‘쓴소리’에 행인들은 피켓을 든 청년들을 쳐다보며 저마다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이 집회를 주도한 이는 우파청년 유튜브 방송 ‘대한민국 청아대(이하 청아대)’의 진행자 ‘청아대(31·가명)’ 씨와 김정식(31) 씨다. 이들은 보수 성향의 인터넷 진영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는 유명 인사다. 채널 개설 1년 남짓 만에 구독자 수가 12만 명을 넘어선 이들의 채널은 일반인이 진행하는 정치 방송으로는 몇 안 되는 성공 사례로 꼽힌다.
청아대 씨는 “흔히 보수라고 하면 ‘꼰대’니 ‘틀딱(틀니딱딱·노인을 비하하는 속어)’이니 하는 말로 조롱받기만 한다”며 “그런 것이 싫어서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젊은 사람도 당당하게 나서서 ‘나도 보수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닉네임이자 방송 이름인 청아대는 ‘청년과 아재의 대화’의 줄임말이다. 우리 사회가 정치 성향을 두고 세대 갈등이 너무 심각하다고 느껴 이를 줄여보자는 생각에서 붙였다. 김 씨는 “청년이야말로 가장 정치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하는 세대”라면서 “편하게 생방송으로 카메라를 켜놓고 친구들과 포장마차에서 요즘 본 뉴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도 모두 방송 콘텐츠가 된다”고 말했다. 최근 이들은 이달 1일처럼 주말마다 대학로, 홍대 등에서 현 정부의 정책 실패를 비판하는 시위도 진행한다. 김 씨는 “생각보다 젊은 사람들의 호응이 훨씬 많아 놀랐다”며 “최근 집권 여당이 보여준 실망스러운 모습에 등을 돌린 2030 세대가 정말 많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