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회담후 8개월만에 재회
친교만찬前 단독회담 주목
北 비핵화조치-美 상응조치
속전속결 담판 시도 가능성
관습 얽매이지 않는 트럼프
최고 의사결정 권한 김정은
통 큰 합의땐 역사적 결과로
양보없는 기싸움땐 어려워져
27일 2차 미·북 정상회담의 막이 오른 가운데 이날 오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에 이뤄질 20분 정도의 1대1 단독대화에 집중조명이 쏟아지고 있다. 톱다운(Top-down) 방식을 선호하는 두 정상 간 만남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한 ‘완전한 비핵화’ 설득에 성공할 경우 역사적 회담, 세기의 회담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것으로 관망된다. 반면에 양보 없는 기싸움이 이어지거나 입장차만 확인할 경우 28일 공식회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 30분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첫 만남 일정을 시작한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정상회담 이후 8개월여 만의 재회다. 짧게 인사를 나누고 사진 촬영을 한 뒤 두 정상은 통역만을 대동한 채 참모진을 배제하고 1대1 단독대화를 갖게 된다. 모두 20분 정도의 대화가 끝나면 두 정상 외에 양측에서 2명씩 주요 인사가 참석하는 ‘3+3’ 형식의 친교만찬이 진행된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북한 측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참석이 유력하다.
관심은 두 정상의 첫 만남 및 1대1 단독대화에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실무협상단을 통해 이뤄진 협상 결과를 토대로 북한 비핵화와 상응조치 등 핵심사안에 대한 속전속결식 담판이 시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격식보다 내용을 중시하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협상술을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 시작부터 북한의 경제적 번영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1차 정상회의 이후부터 김 위원장에 대한 개인적 호감과 친분을 과시해온 만큼 신뢰감을 강조하면서 비핵화 타임 테이블(시간표)을 이끌어 내면 회담은 대성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차 정상회담과 달리 김 위원장과 친교만찬을 갖는 등 여러 차례 만남을 가진다는 점은 회담 성공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모든 의사결정 권한이 최고지도자에게 집중된 북한 체제의 특성상 이번 정상회담에서 예상을 넘어선 성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대북 문제 전문가는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방식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 등은 26일 워싱턴포스트(WP)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 하여금 존중받고 안전하다고 느끼게 만들어 줌으로써 경제·외교적 보상의 대가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거나 적어도 축소하도록 설득할 방법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WP는 “일부 전문가는 직감적 본능에 따라 외교 정책 규정집을 찢어버리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향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한 초반 설득작업에 실패할 경우 그 여파가 28일 예정된 본 회담까지 이어질 수 있어 이번 정상회담의 성패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두 정상이 첫 만남에서 서로 간의 입장 차만 확인할 경우 미·북 양국이 최소한의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를 교환하는 ‘스몰딜’ 수준에서 두루뭉술한 합의문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 대해서는 긍정적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지만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온 만큼 원하는 수준의 제재 완화 대가 없이는 쉽사리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하노이=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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