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공식 방문 중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 겸 통합군 부총사령관과 공식환영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공식 방문 중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 겸 통합군 부총사령관과 공식환영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청와대·주변국 움직임

기념사로 구체방안 천명 계획
해외자본 침투 선제대응 차원
김정은 서울답방 서둘러 추진
韓美동맹 약화 가능성 우려도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책 전략인 ‘신한반도 체제’ 구상을 내놓을 예정이다. 미·북이 종전을 선언해 적대 관계 청산에 진전을 보이고, 대북 제재 일부 해제로 북한 경제의 문호가 개방될 경우 북한의 외교·경제 영역 모두에서 한국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의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한반도 문제는 남북 관계를 기본으로 하면서 필요한 영역에서 미국·중국 등 주변국이 참여하는 청사진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28일 미·북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3·1절 메시지가 결정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결과가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3·1절에 신한반도 체제의 구체적인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반도 문제의 주인으로서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가 선순환하고,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북한의 경제가 개방된다면 그 과정에서도 우리는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한·미, 북·중 관계 또는 미·북 관계가 한반도 문제의 중심이 아니라 남북관계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원칙을 계속 천명해 왔다. 2017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에서의 군사 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 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고, ‘4·27 판문점 선언’ 1조 1항에도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했다”고 명시된 바 있다.

청와대는 신한반도 체제의 핵심을 경협으로 보고 있다.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이후 신의주 특구가 중국을 중심으로 추진됐는데 이번에는 북한 경제 개방을 우리 측이 주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제재 문제가 해결되면 미국, 중국은 물론 러시아, 일본의 자본까지 북한에 침투할 가능성이 높은데 남북관계의 급속한 개선을 통해 우리가 여러 영역을 선점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재 해제를 상응 조치로 생각할 경우 우리 측이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을 서둘러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문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한·미 동맹 약화와 북한의 ‘우리 민족끼리’ 전술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청와대는 미·북 간 종전선언이 이뤄질 경우 본격화될 평화체제 논의와 관련 남·북·미·중 4자 협의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평화협정에는 다자가 참석해야 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당초 종전선언도 4자가 함께하는 방안을 생각했지만,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의 상응조치로 종전선언을 적극 검토하면서 평화협정 다자 체제 논의를 전제로 양자 종전선언도 상관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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