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기후의 변화에 민감하다. 그럼에도 자연과 함께 동행하며 즐겁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면 진정한 골퍼다.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골프는 기후의 변화에 민감하다. 그럼에도 자연과 함께 동행하며 즐겁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면 진정한 골퍼다.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올해 새로 바뀐 골프 룰로 인해 골프장마다 크고 작은 소리가 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것이 벙커에서 지면에 헤드 솔 부분이 닿아도 된다는 주장이다. 이를 놓고 동반 플레이어 간에 이견을 보이다가 싸운다는 것이다. 또 하나 그린에서 이젠 핀을 꽂고 쳐도 된다. 이러다 보니 골퍼마다 성격에 따라 ‘꽂아라’ ‘빼라’를 반복하다 보면 오히려 업무의 효율성이 더 떨어진다는 것이 캐디들의 설명이다.

또한 캐디들의 가장 큰 애로는 퍼팅 라인대로 공 놓기라고 한다. 골퍼와의 라인이 잘 맞았을 때는 다행이지만 달랐을 때는 탓을 하거나 화를 내는 골퍼가 많다는 것이다. 또 마크를 해주지 않는다면서 화를 내는 골퍼들도 있다고 한다. 그러곤 불러준 거리까지 안 맞는다면서 트집을 잡을 때는 18홀이 배 이상 힘들다는 설명이다.

그래서일까, 수도권 A골프장의 대표이사는 “올해부터 바뀐 룰을 캠페인하면서 아예 과잉 서비스화된 골프 에티켓을 바꿔 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내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퍼팅 라인 시비를 예방하기 위해 앞으로는 가능한 한 골퍼가 직접 놓게 하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다만 꼭 놔줄 것을 요구할 때는 결과에 대해서 캐디에게 탓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 것이라는 설명이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마치 골프장의 갑질처럼 들릴 수도 있다. 비싼 그린피와 캐디피를 지불하고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골프 에티켓과 룰 이행 차원에서 보면 그렇지도 않다. 엄격히 따져 퍼트라인은 골퍼가 놓게 돼 있다. 제3자가 놓아주면 사실상 벌타를 부과받는다. 하지만 골프의 재미를 위해서 로컬룰을 우선으로 한 ‘펀’ 라운드로 하다 보니 과잉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대한골프협회 관계자는 “룰과 서비스에 대한 시각이 골퍼와 골프장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여기에 골프장의 서비스의 끝은 어디인가처럼 과유불급 고객 서비스가 문제가 될 때도 있다. 분명한 것은 상호 이상적인 룰과 에티켓 지키기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맞는 말이다. 골프의 관점이 어느 한곳으로 쏠리게 되면 다른 한쪽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상대에 대한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 잘못된 골프 룰과 에티켓이 우리처럼 많은 곳이 없다. 벙커정리, 볼 마크, 핀 뽑기 등은 사실 골퍼가 우선으로 하는 것이 좋다. 물론 시간적 여유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을 때는 캐디가 해주면 더 좋을 것이다.

골퍼는 코스진행, 코스 내 금연, 벙커정리, 그린에서의 역할 등을 상식선에서 진행해주었으면 한다. 물론 캐디 역시 12만 원에서 15만 원까지 오른 캐디피가 결코 적은 보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1940년부터 열리고 있는 마스터스는 ‘갤러리 행동지침’을 통해 매너가 좋지 않은 갤러리는 즉시 퇴장시킨다. 반면 한국 골프장처럼 고객을 위한 다양하고 디테일한 서비스는 세계 최강이다. 때론 엄격하게, 그리고 때론 따듯하게 적용돼야 하는 것이 골프 룰과 에티켓이 아닌가 싶다. 이제부터는 캐디에게 퍼팅 라인을 놔 달라고 할 때는 탓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라운드에 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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