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정상회담 이틀째인 28일 베트남 하노이 주민들이 회담 장소인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인근에서 성조기와 인공기를 손에 들고 성공적인 회담을 기원하고 있다.
미·북정상회담 이틀째인 28일 베트남 하노이 주민들이 회담 장소인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인근에서 성조기와 인공기를 손에 들고 성공적인 회담을 기원하고 있다.
- 숙소 출발서 회담장까지

트럼프 1차때와 비슷한 옷 입고
20분前 호텔 회담장에 들어서자
인민복장 김정은도 5분여뒤 도착
전날 만찬장처럼 정겨운 분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8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회담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회담과 유사하게 진행됐지만, 이번 회담 결과를 좌우하는 단독 회담은 예상보다 일찍 끝나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에 대해 양측 의견이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의 이틀째 본회담 일정은 양국 정상이 각각 숙소를 출발해 회담장인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로 이동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철저하게 조율된 동선에 따라 회담장에 도착했고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를 배경으로 두 정상 간 ‘북핵 담판’의 막이 올랐다. 첫 대면에서 악수를 나누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먼저 움직임을 보인 쪽은 회담장인 메트로폴 호텔로부터 훨씬 먼 곳에 숙소가 있는 트럼프 대통령 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무는 JW 메리어트 호텔은 메트로폴 호텔에서 11㎞ 떨어져 있다. 반면 김 위원장의 숙소인 멜리아 호텔은 1.9㎞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예정대로 오전 8시 25분 ‘비스트’(야수)로 불리는 미 대통령 전용차 ‘캐딜락 원(one)’을 타고 숙소를 나서 8시 40분 메트로폴 호텔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 출발 뒤 김 위원장의 숙소에서도 출발 준비가 시작됐다. 김 위원장의 전용차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 차량이 대기 상태에 들어가고 ‘방탄 경호단’이 숙소 앞 곳곳에 배치돼 주변을 경계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메트로폴 호텔에 도착한 시간과 같은 8시 40분 수행원에게 둘러싸인 채 차에 탑승해 호텔을 출발, 5분여 만에 회담장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일대일 단독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회담장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와 비슷한 검은색 정장에 파란색과 흰색이 섞인 넥타이를 매고 있었고 김 위원장은 검은 인민복을 입고 있었다. 이날 두 정상의 첫 만남은 예정시간을 5분 앞선 8시 55분에 이뤄졌다.

회담장에서 마주 앉은 두 정상 모두 이날 최종 핵 담판을 앞두고 긴장한 듯 웃음기가 사라진 얼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경청하는 김 위원장은 상기된 얼굴로, 연신 침을 삼키는 모습이 포착됐다. 하지만 두 정상은 공식 회담에 임해서는 전날의 화기애애했던 만찬장 분위기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단독 회담은 45분간으로 계획됐던 것과 달리 30여 분 만에 종료됐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 수위를 놓고 마지막 줄다리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독 회담 후 잠시 산책을 함께한 두 정상은 오전 9시 45분쯤부터 확대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130분간으로 예정된 확대 회담은 단독 회담의 결정 내용을 재확인하거나 실무진 및 장관급 레벨에서 기술적 부분을 세부조율하는 수준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 오찬은 단독·확대 정상회담 마무리 후인 오전 11시 55분쯤부터 시작됐다. 전날 미·북 각각 2명의 배석자와 함께 ‘초 단순 메뉴’로 친교 만찬을 했던 두 정상은 이날 업무 오찬에서도 향후 협상 및 회담 일정 등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식사를 진행했다. 다만, 지난해 1차 정상회담 당시 오찬보다 부드러운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기싸움 속의 유화적 분위기는 전날 사전 단독 회담과 친교 만찬에서부터 예고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김 위원장과의 친교 만찬 후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의 김정은과 오늘 밤 베트남에서 대단한 만남과 저녁을 가졌다”고 적었다.

하노이 =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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