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김영철 도중 만나
확대회담전에 ‘깜짝 이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차 미·북 정상회담에 이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정상회담에서도 ‘산책 외교’를 이어나갔다.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전 8시 55분(한국시간 10시 55분)쯤 베트남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에서 만나 30여 분 만에 단독 정상회담을 종료했다. 당초 45분 정도로 예정됐던 것보다 짧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곧이어 메트로폴 호텔 뒤편에 있는 유럽식 중앙정원으로 향해 산책하며 환담을 했다. 정원 길을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두 정상의 모습이 생중계 중인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두 정상은 짧은 산책을 마치고 확대 정상회담을 하러 회담장으로 들어갔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1차 정상회담에서의 1분 남짓한 산책 회담에 이어 양 정상의 ‘산책 외교’가 계속되고 있다. 딱딱한 회담장보다 함께 근거리에서 걸으며 산책하고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라 친교를 쌓는 데 좀 더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도 이 같은 시도가 두 차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일대일 회담을 마친 뒤 카펠라 호텔 발코니에 나와 대화를 나눴고, 이 모습이 외신 사진기자들에 의해 포착되기도 했다. 본격 산책 외교는 오찬 이후 펼쳐졌다. 당시 두 정상은 카펠라 호텔 정원을 1분여 동안 산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산책 도중 취재진을 향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회담에서 많은 진전이 이뤄졌다. 정말 긍정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오찬 후에도 산책 외교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트로폴 호텔의 유럽식 정원은 3분 정도면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작지만, 카펠라 호텔보다는 긴 산책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호텔 역시 최근 정상회담에 앞서 정원을 단장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산책 외교를 펼친 것은 미·북 정상회담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이뤄진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해변 산책이 이뤄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 위원장이 해변을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공개해 대외적으로 양국의 우의를 과시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반도 비핵화를 다루는 정상회담에서 산책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 건 지난해 4월 남북정상회담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도보다리 산책’을 통해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2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미합중국 대통령 도날드 제이(J). 트럼프와 상봉하시고 단독회담과 만찬을 함께 하시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만찬 사진 17장과 함께 게재하고 연일 김 위원장의 현지 일정을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경애하는 최고 령(영)도자 동지께서 체류하시는 멜리아 호텔 앞에는 이 세기적인 만남을 취재하고 지켜보기 위해 모여든 기자들과 하노이 시민들, 관광객들로 북적이며 인파를 이루었다”고 전하면서 김 위원장 띄우기에 나섰다.

하노이 =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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