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제 혜담 스님의 ‘수월관세음보살상’. 고려 불화의 우아함과 기품, 화려함이 살아있다.
월제 혜담 스님의 ‘수월관세음보살상’. 고려 불화의 우아함과 기품, 화려함이 살아있다.
40년 복원 매달린 월제혜담스님
수월관세음보살도 등 60점 전시


우아하고 기품있는 형태, 화려한 원색, 빛나는 황금 색채 그리고 정교하고 유려하면서도 힘 있는 선 등으로 인해 고려불화는 10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그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현존하는 고려불화는 160여 점에 불과하고, 국내에 남아있는 고려불화는 10여 점뿐이다. 미국과 유럽에 일부 20여 점의 고려불화가 있으며 대부분인 130여 점은 일본에 소장돼 있다.

서구의 르네상스보다 200년이나 앞서 꽃피운 중세 종교미술의 최고봉 고려불화가 월제 혜담 스님의 손끝을 거쳐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제1전시실에서 6일부터 19일까지 선보이게 될 이번 전시를 통해 월제 혜담 스님은 대표작 60여 점을 공개한다. 이번에 걸리는 작품은 5m짜리 수월관세음보살도를 비롯해 프랑스루브르박물관 초청 전시작품들과 11면 관음도, 양류관음도 등 스님의 대표작 중에서 고른 작품들이다.

고려불화는 고려 말기인 1270년부터 약 120년간에 걸쳐 집중 제작됐는데 이 시기는 몽골의 침략으로 고려조정이 강화도로 피신해 있던 시기와 겹친다. 고려불화가 위기에 처한 국운을 살리는 호국불화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려불화는 대부분이 왕실과 귀족들의 후원 아래 제작됐기 때문에 색채가 매우 화려하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아교에 금니(金泥)를 개서 디테일한 선을 살리고, 복채법(비단 후면에 안료를 두껍게 칠해서 앞으로 배어 나오도록 하는 기법)을 통해서 은은하고 깊이감이 느껴지는 고려 불화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접어들면서 억불정책의 영향으로 대부분 작품이 유실됐다.

월제 혜담 스님은 출가 후 40여 년을 고려불화의 복원과 보존, 전승에 바쳐 왔다. 전시를 앞두고 스님은 “고려불화의 전통이 700여 년 가까이 단절된 것은 우리 역사의 비극이고, 고려불화 복원 작업에 매달린 것도 우리 문화유산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외형만 따라 그리는 모방화가 아니라 고려불화의 채색기법과 안료를 그대로 복원해서 1000년 전과 똑같은 과정을 통해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런 점이 인정돼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은 수년 전부터 해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월제 혜담 스님을 초청하여 전 세계에서 모인 각국의 대표작품들과 함께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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