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산보 생긴 뒤 녹조 약해져
배에 낀 이끼만 봐도 알아요”
“장점만 많은 죽산보(전남 나주)를 해체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보가 생긴 후 물은 깨끗해졌고 악취가 사라졌습니다. 용수난 해결과 홍수 예방을 위해서도 필요한 시설입니다.”
3일 전남 나주시 다시면 다야선착장에서 만난 정재삼(50·사진) 영산강황포돛배 선장은 “휴무일인 월요일만 빼고 9년째 매일 영산강 물만 보고 살아온 사람이니 사심 없이 얘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주시가 운영하는 영산강황포돛배의 선장 5명 중 한 명으로 2010년 8월부터 일해왔다.
정 선장은 “영산포 주민들에게 물어보면 아시겠지만, 보를 막기 전에는 악취가 심해 강가에 나가지 못했고, 낚시를 해도 세제에 씻긴 듯한 하얀 색깔의 병약한 붕어들만 잡혔다”면서 “그러나 보가 생겨 물이 많아진 후로는 이런 현상들이 없어졌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80년을 전후해 영산강 상류에 장성·담양·광주댐 등이 생기고 하류에 하굿둑이 생겨 유량이 적어진 이후 광주시민들이 흘려보낸 생활하수와 오·폐수의 찌꺼기가 수십년간 강바닥에 찌들어 있었는데, 4대강 사업 이후 보에 채워진 물이 그 찌꺼기들을 우려내고 희석하니까 냄새도 없어지고 물의 건강성이 회복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4대강 사업 이전에 영산강 물은 7급수까지 떨어져 농사를 짓기에도 부적합했는데, 이제는 3급수 수준까지 올라왔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녹조와 관련, “질소, 인, 온도 등 3가지 요소가 맞아야 생기는데, 강바닥에 쌓여 있던 질소, 인 등이 올라와 녹조가 생긴 것”이라며 “제 경험에 의하면 영산강 녹조는 보를 막은 뒤로 해가 갈수록 약해졌으면 약해졌지 심해지지는 않았다. 황포돛배에 낀 이끼의 변화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 철거를 주장하는) 환경단체에 ‘먹물 한 방울을 먹는 물 한 컵과 세숫대야에 각각 떨어뜨리면 어느 쪽이 깨끗하냐’는 질문을 했다”며 “당연히 물이 많이 담긴 세숫대야 쪽이 깨끗한데, 이는 4대강 보의 이치와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이 가둬놓으면 썩는다는 환경단체의 논리에 대해서도 “대다수 국민은 보를 막으면 물이 안 흐르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보의 물이 가득 차면 흘러넘치고 경우에 따라 수문을 열어 물을 흘려보낼 수도 있다”며 “물이 넘치면 낙차 때문에 용존산소가 많이 발생해 오히려 수질 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죽산보에서 물을 잡아두고 있으면 큰비가 왔을 때 영산강하굿둑의 수문과 연동시킬 수 있어 홍수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나주지역 농민과 어민, 상인들은 죽산보 해체 반대운동을 추진할 기구를 오는 15일 결성하기로 했다.
주축이 될 인사들은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운영 중인 ‘죽산보 개방 민·관 협의체’의 민간위원들이다. 협의체에 참가한 강건희(70) 영산포상가 상인회장은 “그동안 5차례 열린 회의에서 죽산보 해체 시 영산강이 건천화돼 수질오염이 악화할 것이 뻔하다는 점을 지적했으나, 정부로서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간위원인 임종기(79) 다시면 회진2양수장 관리자는 “양수시설을 보강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나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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