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처벌”… 설득 노력 부족
한유총 집단행동 정당성 의문
학부모 “4개월간 뭐했나” 불만
사립유치원이 초유의 신학기 개학 연기 사태를 맞으면서 교육 당국을 필두로 한 정부의 갈등관리 및 위기조정능력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원아를 볼모로 한 지속하는 집단행동에 대한 회의론이 동시에 고개를 들고 있다.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가 불거진 지난 4개월 이후 양측이 한 치의 양보, 타협 없이 접점을 찾지 못하며 평행선을 긋는 데 따른 불만이 폭발하는 양상이다. 이러는 사이 애꿎은 맞벌이 중심의 학부모 혼란이 가중되고 원아의 학습권 침해 논란마저 불거지며 유아교육 자체가 갈피를 못 잡은 채 혼미(昏迷)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각자 입장을 고수하는 처지에서 한 발씩 물러나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전환적 자세로 대화와 협상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유총은 유치원 사유재산권을 강조하고 정부는 교육의 공공성·투명성 등 공적 기능만 강조하다 보니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다”며 “교육의 공적 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하고 접점을 찾기 위해서는 서로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가만두지 않겠다는 식으로 찍어 누르면 위기감만 느낄 뿐”이라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은 민주노총에도 참여의 여지를 뒀듯이 상대가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야 하는데 정부가 그런 면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병래 중부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정부가 물리력을 동원해 자존심을 지킨다 해도 유아교육 현장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초중고는 법인체이고 유치원은 비법인으로 설립 취지가 다른 점을 인정하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지, 한유총을 범죄자 취급만 해서는 곤란하다”며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정원을 감축하는 식의 시행령을 누가 인정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전국중등교사노조는 성명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를 볼모로 한 한유총의 개학 연기 집단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민과 학부모에게 사과하고 유치원 개학 연기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집단행동을 비판했다. 전국유치원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도 교육수요자이자, 피해자로서 형사고발 등을 통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개학 연기가 현실화되기 하루 전만 해도 한유총은 준법투쟁, 교육부는 불법투쟁이라고 맞서는 등 날 선 공방전을 벌였다. 교육부는 특히 “한유총이 사유재산인 토지·건물 등을 유치원 교육에 쓰는 것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지만, 설립자가 자발적으로 그 설립기준에 따른 시설·설비를 갖추고 스스로 유치원 교육활동에 제공한 것이므로 헌법상 보상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유총은 “시설사용료를 요구한 게 아니라 사립유치원 설립을 위해 토지와 건물에 차입된 기본자산에 대해 원금이라도 보전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의미”라며 “사립유치원은 법적 기능은 학교이지만 법적 인격은 개인사업자로서 국공립유치원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유총이 일관되게 사립유치원은 사유재산이라고 주장하는데 비영리 교육기관인 ‘학교’라는 전제에 대한 공감 없이는 대화가 부적절하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이민종·정진영 기자 horizon@munhwa.com
한유총 집단행동 정당성 의문
학부모 “4개월간 뭐했나” 불만
사립유치원이 초유의 신학기 개학 연기 사태를 맞으면서 교육 당국을 필두로 한 정부의 갈등관리 및 위기조정능력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원아를 볼모로 한 지속하는 집단행동에 대한 회의론이 동시에 고개를 들고 있다.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가 불거진 지난 4개월 이후 양측이 한 치의 양보, 타협 없이 접점을 찾지 못하며 평행선을 긋는 데 따른 불만이 폭발하는 양상이다. 이러는 사이 애꿎은 맞벌이 중심의 학부모 혼란이 가중되고 원아의 학습권 침해 논란마저 불거지며 유아교육 자체가 갈피를 못 잡은 채 혼미(昏迷)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각자 입장을 고수하는 처지에서 한 발씩 물러나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전환적 자세로 대화와 협상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유총은 유치원 사유재산권을 강조하고 정부는 교육의 공공성·투명성 등 공적 기능만 강조하다 보니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다”며 “교육의 공적 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하고 접점을 찾기 위해서는 서로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가만두지 않겠다는 식으로 찍어 누르면 위기감만 느낄 뿐”이라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은 민주노총에도 참여의 여지를 뒀듯이 상대가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야 하는데 정부가 그런 면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병래 중부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정부가 물리력을 동원해 자존심을 지킨다 해도 유아교육 현장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초중고는 법인체이고 유치원은 비법인으로 설립 취지가 다른 점을 인정하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지, 한유총을 범죄자 취급만 해서는 곤란하다”며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정원을 감축하는 식의 시행령을 누가 인정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전국중등교사노조는 성명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를 볼모로 한 한유총의 개학 연기 집단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민과 학부모에게 사과하고 유치원 개학 연기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집단행동을 비판했다. 전국유치원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도 교육수요자이자, 피해자로서 형사고발 등을 통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개학 연기가 현실화되기 하루 전만 해도 한유총은 준법투쟁, 교육부는 불법투쟁이라고 맞서는 등 날 선 공방전을 벌였다. 교육부는 특히 “한유총이 사유재산인 토지·건물 등을 유치원 교육에 쓰는 것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지만, 설립자가 자발적으로 그 설립기준에 따른 시설·설비를 갖추고 스스로 유치원 교육활동에 제공한 것이므로 헌법상 보상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유총은 “시설사용료를 요구한 게 아니라 사립유치원 설립을 위해 토지와 건물에 차입된 기본자산에 대해 원금이라도 보전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의미”라며 “사립유치원은 법적 기능은 학교이지만 법적 인격은 개인사업자로서 국공립유치원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유총이 일관되게 사립유치원은 사유재산이라고 주장하는데 비영리 교육기관인 ‘학교’라는 전제에 대한 공감 없이는 대화가 부적절하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이민종·정진영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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