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 국민소득 3만1349달러’ 왜 체감하기 힘든가

가계 외 정부·기업부문도 포함
개인 소득보다 정부 곳간 커져
한국경제 구조적 문제 해소를

실질적인 GDP 성장률은 낮아
실제 가계소득은 여전히 ‘팍팍’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돌파했지만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축포를 터뜨리기에는 악화한 체감 경기와의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1인당 GNI에는 가계 소득뿐 아니라 정부 소득과 기업 소득도 포함돼 있고, 특히 지난해는 환율 덕분이 컸다는 분석이다. 국민 개개인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소득보다 정부의 곳간이 커졌고, 같은 소득인데도 약세였던 달러 기준으로 평가하다 보니 많아졌다는 의미다

신승철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5일 국민계정 설명회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었음에도 경제 주체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것과 관련,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신 부장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당 국민소득은 정부, 기업 부문도 포함한 지표이기 때문에 개인이 체감하는 소득 수준과는 다를 수 있다”면서 “체감 경기는 가계 소득과 처분 가능 소득 통계에 더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련 통계는 6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GNI 3만 달러라는 지표와 국민 체감 간의 괴리가 나타나는 이유로 환율 영향과 정부 소득의 증가 등을 꼽았다. 여기에 실질적으로 경제 성장률을 보여주는 지표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낮다는 점도 지적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GNI가 실제로 국민 체감 경기와는 밀접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실질적인 GDP 성장률이 낮기 때문에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1인당 GNI에는 가계뿐 아니라 정부와 기업도 포함이 되는데 그 중 세수가 높았던 정부 소득의 비중이 늘었을 수 있고, 그만큼의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국민이 GNI의 증가를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인당 GNI 3만 달러 시대가 선진국 대열이라고 여기는 것은 오래된 과거의 기준”이라면서 “다른 부문의 소득이 높아져 국민 체감 경기와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GNI가 3만 달러를 돌파했지만, 지난해 명목 GDP는 1782조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에 그치면서 외환위기였던 1998년(-1.1%) 이후 2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실질 GDP 성장률이 같아도 명목 GDP 성장률이 낮으면 경제주체가 성장을 체감하기 힘들다. 물가를 감안하면 실제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 기업 영업이익 등은 별로 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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