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바둑 인공지능(AI)의 새로운 강자 ‘한돌’을 만든 NHN엔터테인먼트. 우리나라 게임업계의 선도기업으로 지난해 1조3000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바둑 AI 개발에 착수한 지 3년 만인 올 1월 국내 프로기사 5걸(傑)을 꺾는 기량을 과시했다. 이창율 게임AI팀장은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비디오게임 영상과 논문, 이세돌 대국을 접하고 개발에 착수했다”며 “2017년 한돌 1.0은 20년가량 쌓인 한게임 바둑 데이터 같은 사람 기보(祺譜)를 학습에 사용했지만, 올해 한돌 2.0은 인간 고수의 자료 없이 자가(自家)학습 방식을 채택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을 총지휘한 박근한 기술연구센터장은 “접바둑, 9줄 바둑이나 승률 높은 다음 수(手) 추천, 기보 분석과 이세돌 풍(風) 한돌 등 후속 서비스도 지식재산권 등 제반 여건이 해결되는 대로 시도해볼 예정”이라며 “게임 외 다른 분야로의 응용과 세계 바둑 AI 대회 출전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한돌은 현재 카카오브레인의 ‘오지고’와 함께 대기업이 출시한 대표 바둑 AI 브랜드다. 가장 먼저 도전한 ‘돌바람’과 국책과제로 선정된 ‘바둑이’는 개인이 주도적으로 만든 바둑 AI다. 해외에서도 벨기에의 릴라제로처럼 개인 개발품이 있지만, 주로 AI 분야로 확장성을 지닌 정보기술(IT) 계통 대기업 위주다. 텐센트나 페이스북이 그 예다. 중국 줴이(絶藝)는 정부의 지원까지 받고 있다. 알파고 등장 후 한·중·일 바둑 강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경쟁적으로 바둑 AI를 내놓으며 선두 다툼을 벌인다. 일본은 28년 된 바둑대회 용성전에 AI 대국 부문을 수년째 운영 중이고, 중국도 텐센트와 중신은행 등 기업이 앞장서 바둑 AI 국제대회를 창설하고 상금 액수도 키우고 있다. 대국 방식 역시 AI끼리 맞붙거나, 사람·AI 복식(페어) 등 다양화되고 있다. 이는 바둑 AI가 단순한 오락게임에 그치지 않고 여기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전략적 판단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실제 선두주자 알파고는 일찌감치 바둑계를 은퇴하고 스타크래프트 같은 전략게임이나 단백질 구조 예측 등 의료과학 분야로 발을 넓히고 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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