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 SK 수석코치는 “올해 스프링캠프 훈련량은 줄었지만 집중력은 부쩍 향상됐다”면서 “선수가 못하면 코치 책임이기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SK 제공
박경완 SK 수석코치는 “올해 스프링캠프 훈련량은 줄었지만 집중력은 부쩍 향상됐다”면서 “선수가 못하면 코치 책임이기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SK 제공
박경완 SK 수석코치
2군 감독·배터리 코치 거쳐
올해부터 염경엽 감독 보좌

“선수들과 소통이 가장 중요
뒤에서 든든하게 지원하고
똘똘 뭉쳐서 통합우승 달성”


“두 번째 왕조 시대가 열립니다.”

박경완(47) SK 수석 코치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박 코치는 현역 시절 수비형 포수의 대명사였고, 특히 도루 저지력이 탁월해 ‘포도대장’으로 불렸다. 물론 장타력도 겸비했다. 박 코치는 2002년 12월 자유계약(FA) 선수 자격을 얻어 SK로 이적한 이후 17년째 둥지를 지키고 있다. 2014년 2군 감독, 2015년 육성총괄, 2016∼2018년 1군 배터리 코치 등 다양한 보직을 거쳤고 올해는 단장에서 감독으로 전업한 염경엽(51) 감독을 곁에서 보좌하는 수석코치를 맡았다. 박 수석코치는 지략이 뛰어나기에 제갈량에 빗대 ‘염갈량’으로 불리는 염 감독과는 1997년 현대에서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4일 밤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의 SK 스프링캠프 숙소에서 만난 박 코치는 “지금까지는 긴장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수석 코치는 감독과 선수, 감독과 코치를 연결하는 ‘가교’다. 지난 3년간 배터리 코치로, 한 분야만 팠던 박 수석코치에겐 큰 변화인 셈. 무엇보다 선수들과의 소통이 중요하기에 수석코치는 무척 중요한 보직이다.

그는 수석코치가 된 뒤로 “사람이 변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과거에는 칭찬에 인색한 선배, 코치였다. 명령조가 익숙했고, 훈련 방식은 강압적이었다. 박 수석코치는 어려서부터 이런 방식으로 야구를 배웠고, 이것이 정답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팀 내에선 배려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선수들과의 대화가 부쩍 늘었고, 휴식이 필요한 선수에게는 충분히 쉴 시간을 보장해준다. 염 감독은 “박 코치가 수석 자리를 맡은 이후 많이 유연해졌다”면서 “상당히 바람직한 신호이고, 선수단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칭찬했다.

박 수석코치는 “항상 무서운 선배, 코치였다는 게 후회된다”면서 염 감독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데, 특히 ‘무조건 끌려고 하지 말고, 다가오게 하라’라는 염 감독의 조언이 나를 바꿨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자율을 중시한다. 염 감독은 코치진, 선수단에 개입하는 걸 자제한다. 그만큼 코치진, 선수단은 책임감을 느낀다. 박 수석코치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체적인 훈련량은 확 줄었지만, 선수들은 두 배 이상 훈련에 집중한다”면서 “선수 스스로 하려고 하는 분위기가 느껴지고, 이런 게 바로 염경엽식 리더십”이라고 설명했다.

박 수석코치는 2002년까지 현대 왕조의 안방을 지켰고, 2000년대 말에는 ‘전력의 반’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SK 왕조를 구축했다. 그리고 SK 왕조를 재건하겠다는 각오다. 박 수석코치는 “SK는 지난해 정규리그 2위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면서 “올해 우리의 목표는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제패, 즉 통합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시리즈 2연패와 통합우승의 징조는 좋다. 박 수석코치는 “지난달 28일 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서 야수 최우수선수로 김강민과 한동민이 뽑혔는데, 3루타를 날린 신인 김창평에게 최우수선수 상금을 모두 주었다”면서 “비록 상금은 1만 엔(약 10만 원)이지만, 고참이 후배를 아끼고 후배가 고참을 따르기에 목표를 꼭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 수석코치의 바지 뒷주머니엔 수첩이 있다. 하루하루를 꼼꼼하게 기록하기 위해서다. 박 수석코치는 “선수가 못하면 코치 책임”이라면서 “선수들이 흘린 굵디굵은 땀방울이 의미를 잃지 않도록 든든하게 뒤를 받치겠다”고 약속했다.

오키나와 =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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